'울산~포항고속도로 효과' 남경주 땅값 한 달새 20%↑

입력 2015-12-29 18:19
포항·경주권 부동산·상가, 부분 개통 특수

'중간거점' 경주 외동읍 일대 3.3㎡당 100만원대 거래
현대차·중공업 협력사 인접…임대아파트 건설붐도 일어

포항어시장, 대규모 할인 등 울산-포항간 경제교류 봇물
"초광역 경제특구로 발전"


[ 하인식 기자 ]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가 부분 개통에 들어간 29일. 경북 동해안 최대 재래시장인 포항죽도어시장에는 ‘울산 시민을 대상으로 구입 물건의 10%를 할인해 준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김경수 어시장조합 이사장은 “150여개 상가가 1주일 전부터 울산 시민들에게 신선한 횟감과 어물을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며 “고속도로 개통이 침체된 포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해남부권의 주간선축인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가 이날 부분 개통에 들어가자 포항·경주권 상가와 부동산 시장이 울산권 고객 유치 특수를 기대하며 들썩이고 있다.


◆고속도로 주변 땅값 꿈틀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 53.7㎞ 가운데 터널 등 11.5㎞ 구간을 제외한 42.2㎞를 우선 개통했다. 울산~포항 간은 국도7호선을 이용하는데 이 도로는 만성적인 교통혼잡으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1시간 이상 걸렸다. 하지만 이번 부분 개통으로 42분대로 줄었고 내년 6월 전 구간이 개통하면 32분대로 단축된다.

포항에서 부산까지도 자동차로 1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어 경주 지역을 중심으로 땅값이 오르고 있다. 황하수 외동부동산 대표는 “한 달 전부터 전원주택 부지를 찾는 울산·포항권 투자자들이 부쩍 늘었다”며 “울산과 가까운 외동읍 일대 전원주택지나 원룸 부지는 웃돈을 줘도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남경주IC 주변의 외동읍 괘릉리와 보문천군지구, 진현동 택지지구 일대는 3.3㎡당 80만~100만원에 거래돼 한 달 전보다 평균 20% 이상 올랐다. 대형 아파트 단지가 없는 외동읍 일대에 아파트 건설붐도 일고 있다. 부영주택은 모화리 옛 태화방직 부지 17만여㎡에 15층에서 최고 30층 높이의 임대아파트 3000가구를 내년 초 착공하기 위해 경주시에 사업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인근 입실리에는 코람코자산신탁에서 시행하는 ‘경주외동 미소지움’이 지상 11~15층, 총 793가구 규모의 아파트 분양에 들어갔다. 경주시 관계자는 “외동읍 일대는 울산~포항의 중간 지점인 데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부품협력사 800여개사가 있어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 개통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경주IC가 있는 양북면과 감포읍 지역에도 펜션이나 전원주택, 상가건물 등을 지으려는 울산권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울산·포항·경주 경제권 강화

한국외식업중앙회 울산중구지부(지부장 김학연)는 최근 포항 북구지부(지부장 송영준)와 자매결연을 맺고 두 지역 간 특산물 소비촉진에 나서기로 했다. 김학연 지부장은 “고속도로 개통으로 울산·포항이 40분대로 가까워진 만큼 울산 중구의 막창과 포항 북구의 과메기 소비 촉진은 물론 관광객 교류에도 서로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말했다.

울산시와 경상북도가 최근 경주에서 김기현 울산시장, 김관용 경북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최양식 경주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체결한 ‘동해안연구개발특구 공동추진 업무협약’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들은 협약을 통해 포항의 첨단소재, 경주의 자동차·조선 부품, 울산의 조선·자동차 등을 기반으로 정부로부터 연구개발특구 지정을 받아 세계적인 첨단 융복합 비즈니스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그동안 울산 경주 포항은 서로 강점이 많은 데도 행정구역이 달라 협력을 등한시했다”며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지역 간 교류를 더욱 강화해 인구 200만명의 초광역 창조 경제특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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