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경제계가 위안부 문제 타결을 크게 반기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어제 “양국은 새로운 희망의 100년을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경제 협력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게이단렌도 “경제교류는 양국 간 외교 안정이 대전제가 돼야 한다”며 “전향적인 결정”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일 간 경제협력이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그동안 한·일 관계 악화가 양국 경제에 미친 악영향은 매우 컸다. 양국 간 교역액은 2011년 사상 최대인 1080억달러를 기록한 뒤 4년째 감소세다. 올해도 11월까지 교역액은 656억달러(수출 235억달러, 수입 42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8%가량 줄어들었다. 일본의 한국투자액도 2012년 45억달러에서 지난해 15억달러로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본인의 한국 관광도 3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한국의 반일감정과 일본의 혐한 분위기가 낳은 결과다. 한국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참여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제 일본에선 지난 2월에 중단된 한·일 통화교환협정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광범위한 에너지 협력도 제시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TPP 협정에 한국의 참여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한·일 관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해소된 이상 양국은 이제 협력관계를 시급히 복원해 미래를 향해 가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생존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이다. 양국 기업들은 경쟁자인 동시에 동반자다. 이미 에너지와 인프라분야에서 공동협력사업을 펼치고 있는 게 10건이 넘는다. 한국 기업의 원가절감 능력, 빠른 시장 진출과 일본의 기술 및 높은 신용도가 합치면 세계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 새로운 한·일 협력시대는 ‘코피티션(협력과 경쟁)’으로 승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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