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MVP·다승·승률 '바둑 그랜드슬램'

입력 2015-12-28 18:34
2015 바둑대상 2년 만에 최우수기사상

"조훈현·이창호 선배처럼 세계무대서 더 잘할 것"
최정 3년연속 女기사상…김명훈 최우수신인상


[ 최만수 기자 ] 박정환 9단(22)의 ‘2015 바둑대상’ 최우수기사상(MVP) 수상과 함께 올해 반상의 열전이 막을 내렸다. ‘현대바둑 70주년’을 맞은 올해 한국 바둑계에는 여자리그 출범, 전국체전 정식종목 채택 등 반가운 소식이 많았다. 하지만 삼성화재배, 농심신라면배 등 굵직한 국제대회의 우승컵을 빼앗기는 등 중국의 매서운 기세에 밀려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세돌 제치고 MVP 탈환

한국 남자바둑 랭킹 1위 박정환 9단은 28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 바둑대상에서 최우수기사로 선정됐다. 박 9단은 바둑 담당 기자로 구성된 선정위원단 투표에서 58%, 인터넷 투표에서 41%를 얻어 합계 52.8%(기자단 투표 70%, 인터넷 투표 30%)를 기록했다.

올해 박 9단은 제19회 LG배 우승, 제27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 준우승, 제58기 국수전 우승 등 국내외 대회에서 활약하며 61승21패(1위), 승률 74.39%(1위), 12연승(1위)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LG배 우승으로 7년 만에 한뮈?우승컵을 선사했으며 2011년 후지쓰배 우승에 이어 4년 만에 생애 두 번째 세계대회 타이틀을 획득했다. 박 9단은 2013년 이후 두 번째로 MVP를 차지하며 지난해 김지석 9단(26)에게 내줬던 최우수기사 자리를 되찾았다. 박 9단은 “(조훈현 9단, 이창호 9단 등) 선배들처럼 세계무대에서도 잘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쑥스럽다”며 “내년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올해 박 9단과 MVP 경합을 벌였던 랭킹 2위 이세돌 9단(32)은 선정위원단 투표에서 24%, 네티즌 투표에서 32%를 얻어 26.39%의 득표율로 박 9단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올해 TV바둑아시아배에서 우승한 이 9단은 제2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전 결승에 올라 중국의 커제 9단과 오는 30일부터 대결한다.

여류명인전 4연패와 황룡사쌍등배 및 오카게배 한국 우승에 기여한 최정 6단(19)은 3년 연속 여자기사상을 차지했다. 시상식에서 걸그룹 안무도 선보인 최 6단은 “더 잘해서 야구선수 최정(SK 와이번스)보다 유명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최우수신인상은 2015 렛츠런파크배 준우승과 LG배 본선 16강, GS칼텍스배 4강의 돌풍을 일으킨 입단 2년차 김명훈 3단(18)에게 돌아갔다. 2014~2015 시니어바둑클래식 왕중왕전 우승자인 ‘바둑 황제’ 조훈현 9단(62)이 시니어기사상을 차지했다.

◆내년부터 전국체전 정식종목

올해 바둑계는 알찬 한 해를 보냈다. 지난 12년간 전국체전에 동호인종목(11년)과 시범종목(1년)으로 참가해온 바둑은 내년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국내 첫 여자바둑리그도 창설됐다. ‘2015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rsquo;는 7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3개월간 열전을 벌여 ‘인제 하늘내린’이 초대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에서는 박지연 3단이 정상에 오르며 통산 두 번째 여류국수 타이틀을 획득했다. 지난 7월에는 한국 현대바둑 70주년을 맞아 ‘바둑의 전설’ 조훈현 9단과 조치훈 9단이 기념대국을 펼쳤다. 조훈현 9단이 12년 만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올해 한국 바둑은 박정환 9단이 7년 만에 LG배 우승컵을 탈환한 것을 제외하면 중국세에 고전했다. 작년 김지석 9단이 우승컵을 탈환했던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에선 한국 기사 중 유일하게 4강까지 남았던 이세돌 9단이 탈락하며 중국 기사끼리 결승전을 벌였다. 제16회 농심신라면배에서도 한국 기사들은 일찌감치 탈락, 김 9단이 홀로 역전을 노렸지만 중국에 우승컵을 내줬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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