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 고향, 인도 구자라트인의 특출한 '사업가 본능'

입력 2015-12-28 17:38
예부터 중동 등 교역중심지
정직·신뢰 강조 자이나교 영향
실리콘밸리 창업 인도인의 25%


[ 임근호 기자 ] 미국에 있는 호텔과 모텔의 3분의 1은 인도인이 경영한다. 미국 개인 약국의 절반가량은 인도인 소유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인도 구자라트주(州) 출신 이민자들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구자라트주 출신의 인도인은 세계 제일의 사업가”라며 “세계 각지에서 탄탄한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유대인, 중국인, 영국인, 레바논인에 맞먹을 정도”라고 최근 보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배출한 구자라트주는 인도 전체 인구의 5%에 불과하지만 인도 전체 수출의 약 22%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3대 부자인 딜립 샹비 선마파슈티컬 창업자(사진 왼쪽부터),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즈 회장, 아짐 프렘지 위프로 회장이 모두 구자라트주 출신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식민지 시절에도 다른 인도인이 사탕수수 재배나 철도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동안 구자라트인은 영국인을 따라 해외로 나가 사업을 벌였다”고 했다. 영국이 아프리카 케냐와 우간다를 식민통치하며 철도를 건설하면 구자라트인은 역?지어질 때마다 생필품을 파는 가게를 열어 돈을 벌었다. 이들은 우간다와 미얀마 등에 군부 독재가 들어서면서 쫓겨났지만 미국과 영국 등에 정착해 다시 부를 일궜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는 인도인의 4분의 1은 구자라트인이다.

구자라트인의 특출한 사업가 기질은 지리와 종교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인도 서북부 해안가에 있는 구자라트주는 오래전부터 중동·아프리카·유럽과 교역하던 중심지였다. 1614년 영국이 동인도주식회사를 여기에 세운 것도 그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서양에서 개신교 윤리가 자본주의를 꽃피운 토양이 된 것처럼 구자라트주에선 자이나교가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기원전 6세기 힌두교의 카스트제도와 형식주의에 반대하며 만들어진 자이나교는 정직과 신뢰, 검소함을 강조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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