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식품, 대국민 사과했지만…"질문은 사절"

입력 2015-12-28 15:13
수정 2016-10-26 23:24
몽고식품, 대국민 사과했지만 "경황이 없어서…" 질문 답변은 거절


몽고식품 대국민 사과

몽고식품이 이른바 '갑질 회장님'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했다.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은 28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창원공장에 장남 김현승 몽고식품 사장과 함께 나타나 고개를 숙였다.

김 명예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입을 열었다. 전날 김 명예회장이 폭행 피해자인 운전기사를 찾아가 사과한 것에 이어 이날 국민을 상대로 사과를 전한 것이다. 김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폭행이 알려진 지 6일 만이다.

김 명예회장은 "폭행을 당한 운전기사 등 최근 권고사직을 당한 몽고식품 직원 2명을 1월 1일자로 복직시키겠다"면서도 사과문만 낭독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이에 장남 김 사장은 "워낙 경황이 없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몽고식품 부자가 연이어 사과했지만 싸늘한 여론이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몽고식품은 사태 초반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김 명예회장의 사퇴 선언에도 비난 여론이 오히려 거세지자 마지못해 사과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치고 있는 것이다.

몽고식품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장수기업으로, 일본인이 1905년 창업한 야마다(山田) 장유양조장에서 일하던 김 명예회장의 부친 김홍구 씨가 해방 후 인수해 올해 11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3대째 간장 등 장유 제조 한길을 걸어 경남권에선 몽고식품의 고객 충성도가 제법 높은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 명예회장의 비뚤어진 언행 폭로가 인터넷상 불매운동으로 비화하면서 향토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110년 역사에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폭행·욕설을 폭로한 전 운전기사의 증언 이후 김 명예회장이 직원들을 무시하는 언행을 시도 때도 없이 했다는 몽고식품 직원들의 내부 증언과 제보가 잇따르기도 했다.

몽고식품 내부에선 김 명예회장이 온다는 소식이 들리면 외근 등의 이유로 의식적으로 자리를 피하는 직원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몽고식품 직원은 "명예회장의 안하무인식 언행에 직원들의 속앓이가 심했다"며 "언젠가 터질게 터졌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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