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정치에 음악을 입히다

입력 2015-12-27 22:38
정갑윤 < 국회 부의장 mrjung@assembly.go.kr >


지난해 12월15일 필자는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이색적인 콘서트를 열었다. “정치에 음악을 입혀보자”는 생각으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함께 ‘음정(音:政)콘서트’를 개최한 것이다.

음정콘서트는 시민을 국회에 초청하고, 정부와 국회의원이 음악을 통해 시민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생각으로 기획한 것이었는데 큰 성공을 거뒀다. 이 행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최근엔 정부세종청사에서 네 번째 음정콘서트가 성황리에 열렸다.

필자는 이 행사를 주관하면서 “정치는 무엇을 매개로 하든 상관없이 국민 가까이에서 함께 더불어 울고 웃어야 하는 것”이란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음정콘서트는 그 매개체로서 문화와 예술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필자에게 확실히 알려준 계기가 됐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정치는 예술’이라고 했다. 정치와 예술의 본질이 서로 같다고 본 것이다. 필자 역시 이에 동감한다. 정치와 예술 모두 국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니던가.

오늘날엔 문화란 말이 예술적 산물을 지칭하는 데 주로 쓰이지만, 원래 이 말의 의미는 훨씬 넓다. 한 나라의 문화라고 하면 그 나라의 역사와 생활양식은 물론 정신적, 물질적 발전상태까지 포함한다.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로마가 유럽을 평정하고 약 500년간 제국으로 군림했던 것처럼 고대엔 강력하고 우월한 문화가 곧 강한 국가의 상징이었다.

필자는 앞으로도 음악을 통해 국민과 행복을 나누면서 소통하고, 더욱 친밀하게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문화를 매개체로 한 걸음씩 다가갔으면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고, 좀 더 나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국회와 국민 간 거리를 줄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내년 4월13일이면 제20대 국회의원 총선이 열린다. 그야말로 몇 달 남지 않았다. 정치인은 선거철에만 반짝 국민에게 다가가선 안 된다. 언제 어디서나 울려 퍼지는 음악처럼 항상 가까이에서 국민이 원하는 대한민국이 어떤 것인지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갑윤 < 국회 부의장 mrjung@assembly.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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