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험지차출론' 거론…스타급 후보로 서울탈환 노리나

입력 2015-12-27 10:11
새누리당에서 이른바 '험지차출론'에 힘을 싣고 있다. 스타급 정치인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여당 열세지역, 이른바 험지에 전략적으로 배치해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전략이다.

현행 체제(지역구 246개)에서 수도권 선거구는 112개(서울 48, 인천 12, 경기 52개)이나 20대 총선(지역구 253개 예상)에서는 수도권 선거구가 10개 안팎으로 더 늘어 총선에서 차지하는 수도권이 정치적 비중이 더 커질 전망이다.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은 전국적으로 152석을 얻어 원내과반을 차지했으나 서울에서 16곳, 인천에서 6곳, 경기에서 21곳 승리해 수도권에서 총 43석을 얻어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의 65석에 비해 22석이나 뒤졌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에서는 스타급 후보들을 열세지역에 투입, 승리를 이끌도록 함으로써 전체 선거에서 압승하자는 구상인 셈이다.

새누리당이 총선 목표로 거론하는 180석 이상 승리를 위한 묘책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수도권 선거의 경우 대부분 지역에서 박빙승부가 진행되는 만큼 이들을 투입하면 해당 지역구 뿐만아니라 옆 지역구의 판세도 뒤집을 수 있다는 게 새누리당의 계산이다.

험지출마 대상으로 거론돼온 안대희 전 대법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미 김무성 대표와 만나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험지출마 요구를 사실상 수용했다.

楹뼁【?이들 뿐만아니라 정몽준 전 의원,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험지차출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대구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나,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의원, 뉴스 앵커로 이름을 알린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도 차출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험지차출 대상으로 거론됐던 김황식 전 총리는 김 대표와의 회동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당 일각에선 '삼고초려'를 주장하며 여전히 후보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일각에선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야당의 중진급 핵심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며 스타급 정치인들을 이들과 맞대결을 시켜서 승리를 도모하는 것은 물론 야당의 핵심 선거운동 요원의 발을 지역구에 묶어두는 과감한 공격전략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에서는 서울의 경우, 강남을 제외한 북부의 노원, 동부의 광진. 서남부의 구로, 서부의 강서 등을 스타급 정치인의 험지출마 대상인 전략지역으로 거론하고 있다.

험지차출론이 야당의 차기 대권 후보인 무소속 안철수(노원병) 의원을 비롯해 새정치연합 김한길(광진갑), 추미애(광진을), 박영선(구로을), 신기남(강서갑) 의원 등 중진들을 타깃으로 한 '저격수 공천 전략'으로 비쳐지는 이유다.

안 전 대법관의 경우 서울 지역 어느 곳이든 차출이 가능하다는 말이 나돈다.

김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법관 같은 사람은 어디에 넣어도 이긴다"며 "안 전 대법관 같은 스타를 보내서 선거(분위기)를 확 띄워야 한다"고 말한 만큼 안 전 대법관을 어디에 배치할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야당 대표를 惻?새정치연합 정세균 의원이 있는 서울 종로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오 전 시장의 경우 본인은 종로도 험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2011년 서울시장직에서 중도하차한 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해왔다는 점에서 광진갑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대항마로 노원병에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윤선 전 정무수석의 경우 광진을(추미애), 구로을(박영선)에서 야당의 여성 지도부급 인사와 대결을 붙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포석에 대해 당사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성사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험지차출설은 이들을 총선 승리의 불쏘시개로 삼거나 고의로 낙선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반박까지 나오고 있다.

또 정치권에서는 좋은 정책과 인물을 내세워 야당과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게 아니라 국민적 평판이 좋은 야당 중진을 낙선시키기 위해 유명 예비정치인을 여당의 열세지역에 배치하는 것은 '검투사 정치'라는 비판도 있다.

콜롯세움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로마시대 검투사들을 보면서 열광하던 것과 총선에서 정치적 생명을 걸고 승부를 벌이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전략적 승부수'라고 치켜세우는 게 다를 게 무엇이냐는 지적이다.

한국정치발전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정치질서만 혼란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이런 발상이 외부인사 영입작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스타급 예비정치인을 당으로 영입해 적극 뒷받침하기보다는 이처럼 당선도 보장안되는 곳으로 내몰려는 발상이라면 입당을 노크하던 泳宕俑?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