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신 사람이 자살 생각 덜 한다?

입력 2015-12-26 03:00
카페인·클로로겐산 성분이 중추신경계 활성화 시켜


[ 조미현 기자 ] 국내에서 커피가 자살 충동을 억제해 준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습니다. 한미애 여수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수련부장팀이 2010년에서 2011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했던 사람 중 1만536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 중에서 ‘자살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9.3%에 그쳤습니다. 커피를 마실수록 자살 충동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올라갔는데요. 1주일에 한 번 미만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 중 12.8%, 하루에 한 잔씩 마시는 사람 중 22.8%가 자살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스트레스, 질병 등 자살을 생각하게 하는 다른 요인을 감안하고서 나온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커피의 카페인과 클로로겐산이 이런 효과를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중추신경계의 활성도가 낮다고 합니다. 카페인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각성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항산화 성분 중 하나인 클로로겐산도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에 실렸습니다.

커피 효능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커피와 암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도 많습니다. 간암,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의 위험을 낮춰준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심장병, 우울증, 당뇨병, 파킨슨병 등 위험률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이 커피를 마셔야 할까요. 커피 섭취량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뉩니다. 이탈리아 바리알도모로대 연구진은 커피를 하루 한 잔씩 마시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낮아지지만 그 이상을 마시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냈습니다.

장유수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코호트 연구소 교수팀은 하루 3~4잔의 커피를 마시면 심장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하루 카페인 섭취 기준량을 성인의 경우 400㎎ 이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