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 전 영남일보 편집국장 ‘신문칼럼 작법’ 발간

입력 2015-12-25 20:42


뉴스가 귀한 시기가 있었다. 배가 들어오지않으면 뉴스도 들어오지 않았다. 1620년대 영국의 한 주간신문은 “아직 이탈리아에서 뉴스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라는 공지문을 게시하였다. 이때 뉴스는 배와 함께 들어오는 외국상품에 관한 정보, 선진외국 정치권의 동향, 진기한 사건에 관한 소식이었다. 뉴스를 갈망하는 많은 독자에게 제공할 뉴스가 없을 때 신문은 뉴스가 없다고 양해를 구하였다. (중략)
27년간 기자생활을 한 나는 부장 부국장 때 데스크 칼럼을 쓰기도 하였다. 언제나 차례가 다가오면 큰 부담이었다. 마감시간의 압박을 매번 겪으면서도 때로는 희열을 맛보기도 했다.문장의 세련미 차원에서,독자의 반향등 영향력 차원에서 신문칼럼이, 기자가 작성하는 기사가운데 가장 품격있는 기사라고 여기게되었다. 편집국장을 끝으로 2005년 신문사를 떠나 다음해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했다. 신문칼럼에 관심을 두고 커뮤니케이션학 전반을 공부했다. 신문칼럼연구는 거의 가지않는 길이었다. 만학이라 그런지 수업준비는 늘 부족했다 수면도 늘 부족했다. 그래서 대구에서 부산을 다니며 때로는 기차가 동대구역을 지나는 바람에 대전으로, 천안아산으로 갔다가 되돌아오기도 하며 2년만에 석사학위 그리고 같은 연구로 2013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재직 중이 아니어서 상활이 어려웠지만 살림을 줄여가며 버텨나갔다. 석사과정 때부터 대학에서 언론문장을 가르쳐온 나는 신문칼럼 쓰는 법을 널리 알리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칼럼작법에 관해 이론적으로 접근한 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의욕을 가졌다. 마침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저술지원을 받게 되었다. (머리말 중에서)

동아대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신문 칼럼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유영철 전 영남일보 편집국장이 ‘신문칼럼 작법’(도서출판 햇빛마당)을 펴냈다. 서문에서 그가 밝힌 바대로 ‘가장 품격있는 기사’인 칼럼은 요즘처럼 기사가 넘쳐나는 시대에도 신문을 구독하고 읽는 ‘맛’이자 신문이 존재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작 신문칼럼에 관한 책은 많지 않다. 그가 신문칼럼에 주목한 이유다.
신문칼럼은 신문사에서 아무도 가르쳐주지않는다. 신문사에서 가르쳐주지않으므로 가르쳐주는데가 없다. 있다면 그게 문제가 된다. 그러면 기자는 신문칼럼을 어떻게 배우는가. 기자는 ‘어깨너머’로 배운다. 신문을 통해 칼럼을 익힌다. 그래서 신문칼럼에서 큰 문제는 비꼬는 글, 인신공격의 글이 많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인신공격형으로 쓰는게 칼럼인줄로 신문을 보면서 익혔기 때문이다. 인신공격의 오류를 오류인줄 모르고 범하는 게 잘쓰는 줄 안다. 아무도 고쳐주지않으니 계속 그렇게 가고 있는 것이다. (책 중에서)
그는 “신문칼럼을 나는 사랑한다. 신문칼럼이란 그릇에 품격을 담지않고, 공익을 담지않는 칼럼을 안타깝게 여긴다. 모든 것이 빅데이터로 통하는 시대에 ‘뉴스가 도착하지않아 뉴스를 기다리는’ 신문 초창기와는 달리 뉴스?지천이다. 전세계 뉴스가 빅데이터로 쌓일수록 뉴스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신문칼럼의 역할은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2015년 4월 11일 5개의 신문에 실린 칼럼을 모두 비교하면서 책을 시작했다. 내 마음에 드는 칼럼과 다른 칼럼을 비교해 읽다보면 나의 생각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내 생각을 바꿀수도 있는 신문의 칼럼을 잘 또 재미있게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은 제1부 신문칼럼이란 무엇인가와 제2부 신문칼럼은 어떻게 써야하는가로 되어있다. 제1부와 제2부 모두 24장으로 이루어진 이책은 신문칼럼 관련이론과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담았다. 신문칼럼에 관심있는 사람은 물론 예비칼럼니스트, 현역 신문기자로 하여금 칼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하는 책이다. 칼럼을 분별하는 능력을 높이고자하는 사람 나아가 올바른 칼럼을 집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출판사는 많은 기자와 예비칼럼니스트들이 읽기를 바라며 책값을 낮게 매겼다고 밝혔다. 303페이지 책값 1만원.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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