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와신상담 5년…한화케미칼 주가 불붙었네

입력 2015-12-24 17:49
빅데이터 이 종목

올해 주가 128% 급등
태양광 수천억 손실에도 버텨…파리기후협약으로 상승 모멘텀
석유화학부문도 흑자전환…목표가 3만6000원으로 상향

폴리우레탄 사업은 여전히 침체


[ 김익환 기자 ]
한화케미칼은 지난 5년간 태양광사업 때문에 울고 웃었다. 수조원을 투자한 태양광사업은 매년 큰 손실을 내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효자 사업으로 탈바꿈했고 한화케미칼은 결실을 톡톡히 거두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128.38% 올랐다.

◆내년 태양광 영업익 3000억원 전망

한화케미칼은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53% 내린 2만6950원에 마감했다. 이날은 주가가 하락했지만 지난 17일 2만7900원까지 올라 2012년 3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직접 또는 자회사를 통해 △석유화학 △태양광(한화큐셀) △유통(한화갤러리아)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2010년 중국 솔라원파워홀딩스(현 한화큐셀)를 인수하며 태양광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2011년 169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2528억원, 10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1년 초 5만원대였던 주가도 해마다 뒷걸음질 쳐 작년에는 1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이 기간 실적 악화를 견디지 못한 경쟁 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서 퇴출됐고 한화케미칼도 태양광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안팎에서 나왔다.

하지만 혹독한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견뎌낸 한화케미칼에 올해 기회가 찾아왔다. 경쟁 업체가 줄어들면서 제품가격이 올 들어 큰 폭으로 반등한 것. 이 회사의 태양광사업은 1, 2분기까지는 적자였지만 3분기에 영업이익 545억원을 올려 흑자로 돌아섰다. 증권업계는 한화케미칼이 내년에 태양광사업에서 2000억~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폐막한 UN 기후변화협약 회의에서 세계 각국이 태양광 개발을 위해 1조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하면서 태양광업체 주가에 상승동력이 생겼다”며 한화케미칼의 목표주가를 2만90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높였다.

저유가 기조가 태양광사업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정표 한화큐셀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는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원 가운데 석유 비중이 3.9%에 그치고 있는 만큼 유가와 태양광산업과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며 “미국 넥스트에라와 체결한 1.5기가와트(GW) 규모의 제품 공급 계약에 따라 4분기부터 태양광 모듈을 수출하고 있어 매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우레탄사업 정상화가 과제

주력인 석유화학사업에서도 돋보이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3분기까지 석유화학사업에서 영업이익 1466억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적자(-23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오세원 한화케미칼 전략기획실장(상무)은 “저유가로 에틸렌을 비롯한 석유화학사업 원재료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화케미칼은 물론 여천NCC, 한화종합화학 등 그룹 내 석유화학업체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자회사인 한화화인케미칼의 TDI(폴리우레탄 원료)사업이 부진한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화화인케미칼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도 2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화케미칼은 내년 2월 한화화인케미칼을 흡수합병해 TDI사업의 정상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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