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 전국 롯데마트에 무인점포 설치한다

입력 2015-12-23 17:50
최대주주 롯데그룹과 협력…'금융+유통' 가속화

세븐일레븐 점포에도 설치
생체인식 본인인증으로 예·적금 가입, 대출신청 가능

SC은행, 신세계그룹과 제휴
K뱅크도 GS25에 ATM


[ 박한신/이지훈 기자 ] 부산은행(BNK금융 회장 겸 부산은행장 성세환·사진)이 주주사인 롯데그룹과 손잡고 전국 롯데마트와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은행 직원 없이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스마트 ATM(현금 자동입출금기)을 설치하기로 했다. 미래형 영업채널 구축에 적극 나서는 등 ‘전국구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한국SC은행과 신세계그룹이 비슷한 성격의 제휴를 맺었고,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KT의 K뱅크도 주주사인 GS25 편의점에 스마트 ATM을 설치하기로 하는 등 금융회사와 유통회사의 결합이 가속화하고 있다.

◆부산은행, 롯데 매장에 무인점포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과 롯데그룹은 전국 롯데마트와 세븐일레븐에 스마트 ATM을 설치하는 내용의 ‘핀테크 사업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부산은행의 모회사인 BNK금융지주 주식을 12.01% 보유한 최대주주다.

스마트 ATM은 은행 직원의 도움 없이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무인기기로, 최근 신한은행이 ‘디지털 키오스크’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신분증 스캔과 영상통화, 생체인식 등을 통해 본인인증을 하면 예·적금 가입, 카드 발급, 펀드 가입, 대출 신청 등 대부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부산은행은 준비 기간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스마트 ATM 시범사업을 시작한 뒤 2017년부터 전국 주요 매장으로 무인점포를 늘려갈 계획이다.

부산은행은 내년 새로 선보일 모바일뱅킹 브랜드인 ‘B뱅크’(가칭)에서도 롯데와의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 유통채널을 이용하는 소비자를 은행 고객으로 끌어들여 모바일뱅킹 기반을 넓힌다는 복안이다. 롯데마트 등에서 쌓은 멤버십 포인트를 B뱅크에서 대출 이자 납부 등에 사용하고, B뱅크 거래로 쌓은 포인트도 롯데 유통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 유통 협력 확대

부산은행이 롯데 유통채널에 무인점포를 설치하기로 한 데서 보듯 금융과 유통의 제휴는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SC은행은 전국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 직원 두세 명만 상주하며 주말과 야간에도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개념 점포인 뱅크샵을 설치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선정된 KT 주도의 K뱅크는 전국 GS25 편의점에 무인기기를 설치해 24시간 오프라인 점포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등 유통채널이 소규모 금뗍°?기능을 하는 게 보편화됐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유통채널은 사람이 모이고 결제를 위한 돈이 필요한 곳이어서 금융과 결합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은행인 부산은행은 유통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전국구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은행의 점포 수는 출장소를 포함해 271곳이다. 약 1000개 점포를 두고 있는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20~30%에 불과하다. 부산은행은 116개 전국 롯데마트 매장과 7901개 세븐일레븐 점포를 활용해 이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산은행 측은 “롯데 유통매장에 최대한 많은 무인기기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고객 기반을 전국 단위로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이지훈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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