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폐렴 악화시켜"…부산대 한의학연구팀 입증

입력 2015-12-23 08:46
[ 김봉구 기자 ] 추위가 폐렴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추위가 염증이 유발되기 쉬운 환경을 만들며 장기간 추위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뒤 폐렴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는 한의학전문대학원 하기태 교수(사진) 연구팀이 이같은 내용의 연구논문을 생명기상학 분야 유명 학술지 ‘국제생기상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Biometeorology)’ 온라인판에 게재했다고 23일 밝혔다.

하 교수팀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한사(寒邪)’, 즉 추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폐렴을 악화시키는 인자라는 점을 밝혀냈다. 폐포 내 중요한 염증세포인 중성구 수 증가와 인터루킨-12 및 -17, 감마인터페론 유도 모노카인(MIG)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세포간 신호전달 단백질)의 증가 간 연관성을 발견, 추위에 의해 염증이 증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한의학에서 추위 등 외부 기후요소가 인체의 질병을 유발하는 중요 인자란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이를 입증하는 과학적 연구가 없었다는 점에 착안했다. 현대의학 역시 외부 기후요소를 미생물의 생존과 전달에 중요한 환경적 요인으로 인식하긴 했으나,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선 연구가 부족했다.

하 교수는 “한의학【?양기(陽氣)가 부족한 노인들이 추위에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이 더 심한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이런 측면에서 노화된 생쥐가 한사를 통해 받는 영향 등을 추가로 연구해 그 기전을 과학적으로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하 교수의 지도로 제1저자인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주수연씨(한의학과3)가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지원센터 의약학 분야(MRC) 지원으로 진행됐다. 2014년 MRC에 선정된 부산대 건강노화한의과학연구센터는 미래부·양산시 후원을 받아 한의학 차원의 건강노화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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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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