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대우증권 인수…KB금융, 쇄신인사로 전열 정비

입력 2015-12-22 17:42
9개 계열사 CEO 임기만료…경영진 상당수 교체 가능성
"증권사 인수 계속해서 추진"…윤종규, 계열사간 연계 강화


[ 김은정 기자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사진)이 KDB대우증권 인수가 어려워진 데 대한 아쉬움을 떨쳐내고 내년 사업계획을 차질 없이 달성하기 위해 조직 정비에 나선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KB금융그룹의 내년 계획을 완수하려면 경영진용부터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KB금융은 지난 21일 열린 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서 미래에셋증권보다 3000억원가량 낮은 2조1000억원 수준의 인수가격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윤 회장은 22일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내년도 최우선 목표는 양적인 성장을 뛰어넘는 질적인 성장”이라며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10%포인트가량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B투자증권의 몸집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증권사 인수합병(M&A)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은 올해 말 기준 30%대 초반으로 예상되는 보험·카드·캐피털·증권 등 비은행부문의 순이익 비중을 신한금융그룹과 비슷한 수준인 4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 순이익 증가율 목표치를 10% 정도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과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한 인수가격 차이는 증권업황에 대한 전망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 회장은 “최대 10년까지 대우증권의 현금흐름을 예상하고 KB금융의 다양한 사업 계획과 종합적으로 맞춰본 결과 인수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시너지보다 위험 부담이 커진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보수적인 은행 분위기 등을 감안했을 때 KB금융이 처음부터 공격적인 가격을 써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가 어려워진 데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KB금융 임원진과 계열사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KB금융 계열사는 국민은행을 포함해 모두 12개로, 이 가운데 9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이달 말부터 내년 초에 집중돼 있다.

국민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는 윤 회장과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신용길 KB생명보험 사장을 뺀 계열사 사장단이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병헌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 사장은 연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6월 계열사로 편입된 KB손보의 조직 안정과 통합 마무리 작업 등을 위해서다.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은 악화된 경영 환경에서 내실 있는 경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14명의 임원 중 강문호 여신그룹 부행장과 박정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등 4명의 임기가 이달 말 끝난다. 윤 회장이 지난 1년간 호흡을 맞춘 국민은행 임원들에 대한 신뢰가 두터워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부행장 가운데 일부가 KB금융 계열사 CEO 등으로 이동하면 임원들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하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