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기댈 곳 없는 연말 증시, 실마리 찾을까

입력 2015-12-22 11:23
[ 이민하 기자 ]
국내 증시가 외로운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만한 동력(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인상 이후 국제 유가 하락과 미 달러화 강세 등 증시를 둘러싼 대외여건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그다지 밝지는 않다. 연말 배당을 노린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단기 상승세를 보일 수 있지만 추세적인 변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2일 오전 10시3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61포인트(0.33%) 하락한 1974.58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8월24일 1800.75를 저점으로 기록한 뒤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 10월29일에는 2064.72까지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월초 2000선 초반에서 거래되다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불거지면서 1910선까지 밀려났다. 이후 1970선 부근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후 불확실성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면서 "과거 1994년과 1999년, 2004년 등 세 차례 금리 인상 사이클을 고려하면 3개월 후부터는 지수가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연말 배당 수요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세의 유입 가능성은 그나마 기댈 수 있는 부분으로 꼽힌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벌써 10영업일 연속 비차익매수가 유입되고 있다"며 "배당에 대한 시장 관심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단기간 내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렵겠지만 반대로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낮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의 '팔자' 흐름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가 단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자금 이탈 기간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31.2%)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우려가 커졌던 사우디 등 중동 국가의 추가적인 자금 이탈 가능성도 낮다는 판단이다.

정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 거래 비중에서 사우디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으로 크지 않고 다른 중동국가들의 2차 매도세로 나타날 가능성도 낮다"며 "이들은 사우디에 비해 안정적인 재정현황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가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부분도 외국인 매도세를 완화해줄 요인으로 기대된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지난 19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a3'에서 'Aa2'로 한 단계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상향 조정 소식은 그동안 외국인 매도세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원화 약세의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1998년 이후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과 외국인 매수세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매매패턴 변화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신흥국 경제에 대한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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