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고삐' 여파, 서울 아파트 거래량 급감

입력 2015-12-21 18:16
분양권 시장도 한산

이달 입주권 거래 421건…전달보다 56%나 감소


[ 김보형 기자 ] 1만2410가구에 달하는 개포주공1·2·3·4·개포시영 등 개포지구 5개 저층 재건축 단지의 이달 아파트 거래 신고는 두 건에 그쳤다. 연말까지 열흘가량 남아 있긴 하지만 지난달 50건, 10월 70건에 비하면 말 그대로 급감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조차도 개포주공 2·3단지가 내년 상반기 일반분양을 앞두는 등 재건축 사업이 순항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채은희 개포공인 대표는 “연초보다 가격이 1억원가량 오른 탓도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예고 여파로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기존 주택 거래량 ‘뚝’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하루평균 아파트 거래량은 273건으로 11월(333건)보다 21.9% 줄었다. 주택시장 성수기인 10월(374건)과 비교해서는 36.9%나 감소했다. 하루평균 거래량을 감안할 때 12월 전체 거래량은 8500건에 미치?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월(6827건)에 이어 올해 월별 기준으로 두 번째로 적을 것이란 추정이다.

최근 세입자들의 매매 전환이 활발했던 노원구와 성북구의 이달 하루평균 아파트 거래량은 25건과 11건으로 전달보다 28%와 27% 감소했다. 투자수요가 많은 고가 재건축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이달 하루평균 거래량도 60건으로 전달보다 20% 넘게 줄었다. 강남3구 아파트는 매매 가격이 비싼 탓에 대출 의존도가 높아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에 따른 매수세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주택공급 과잉 논란과 주택담보대출 규제, 금리 인상 가능성 등 3중 악재로 최근 주택시장 활력이 약해지는 분위기”라며 “기존 주택시장 관망세가 신규 분양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분양권 시장도 관망세

분양시장 호황을 타고 활기를 띠던 새 아파트 분양권과 조합원 아파트 입주권 거래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달 서울 하루평균 아파트 분양권과 입주권 거래 신고량은 20건으로 11월(22건)과 10월(24건)에 비해 줄어들었다.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이 5만619가구로 지난해(3만156건)와 비교해 67.8%나 늘어나 거래가 가능한 분양권과 입주권이 크게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거래 감소가 두드러진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옛 보금자리주택지구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지난 8월 최고 57건의 분양권이 거래된 강남구 수서동의 이달 분양권 거래량은 7건에 그친다. 한강변 아파트로 분양권에 최고 3억원 가까운 웃돈이 붙었던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 재건축) 전용 84㎡는 최근 매물로 나온 분양권 웃돈은 2억~2억50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6개월 분양권 전매제한이 아직 풀리지 않은 서울 반포동 일대 새 아파트는 기대만큼 웃돈이 붙지 않자 실망한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분양가 수준의 분양권 매물도 나오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3구를 중심으로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웃도는 고가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면서 분양권 전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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