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자산 통합 운용
현재는 일시금 인출 간주
퇴직·기타소득세 등 과세
[ 허란 기자 ]
앞으로 55세 이상의 연금 가입자는 개인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 간 이체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다른 계좌로 자금을 옮겨도 퇴직소득세 과세이연 등 기존 세제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내년 1분기 중 처리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연금화를 목적으로 IRP에서 개인연금으로 자금을 옮기는 경우에도 일시금 인출로 간주해 퇴직소득세(6.6~41.8%) 및 기타소득세(16.5%)를 물렸다. 개인연금에서 IRP로 연금화를 위해 자금을 인출할 때도 계좌 해지에 따른 기타소득세를 내야 했다. 박주영 금융위원회 투자연금팀장은 “IRP와 개인연금의 통합 운영을 통해 목돈으로 인출하는 대신 연금 형태로 나눠 받는 가입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IRP와 개인연금 간 통합 관리를 돕기 위해 ‘개인연금계좌’도 새로 도입한다. 은행 보험 증권사 등 연금사업자가 취급하는 모든 연금자산을 한데 모아 관리할 수 있는 계좌다. 연금자산의 포트폴리오, 수익률 및 비용, 예상 연금수령액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금융위는 개인연금 계좌 도입을 위해 ‘개인연금활성화법(가칭)’을 제정할 계획이다. 은행법, 자본시장법, 보험업법 등으로 나뉘어 있던 연금 관련 법체계를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개인연금활성화법이 도입되면 보험사와 증권사의 연금상품 수익률, 수수료 등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다.
IRP 계좌 중도인출 조건은 까다롭게 바뀐다. 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전액을 인출할 수 없도록 관련 규정을 바꿀 계획이다. 55세 이상 퇴직자 가운데 IRP에 모인 자금을 연금으로 받아가는 비율이 6.2%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노인층의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IRP 계좌에 모인 돈 중 일부는 연금으로 받도록 강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0년 이상 가입 시 수수료를 10% 할인해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