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궈안 회장 "중국 옌타이에 세계 최대 한인촌 짓겠다"

입력 2015-12-20 18:19
약 21조원 투자, 20여만명 거주
기업 1000개·상점 1만곳 유치
한중 문화산업의 중심지로 육성


[ 김태완 기자 ] 중국 산둥성 옌타이(煙臺)시에 세계 최대의 한인촌(코리아타운)이 들어선다. 이곳에는 약 20만명이 거주하는 주거 시설과 1000개의 기업, 1만개의 상업 시설이 들어서 한·중 산업 교류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리궈안(李國安) 화안(華安)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20일 발효되면 옌타이는 한국 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입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한·중 FTA를 통해 양국 무역이 더욱 활발해지고 이를 계기로 옌타이가 한·중 상품과 문화의 중심지가 되도록 하기 위해 3년 전부터 ‘한국성(韓國城·코리아타운) 프로젝트’를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화안그룹이 추진하는 코리아타운은 옌타이시와 웨이하이(威海)시 중간 지점에 있는 진산(金山)만 일대 17.8㎢에 조성된다. 총 투자금액은 1173억위안(약 21조원), 건축 면적은 2000만㎡에 달한다. 리 회장은 “한인촌 프로젝트는 단순한 부동?개발사업이 아니다”며 “이곳에 물류 교육 금융 과학·기술 관광 의료 문화 등 10대 산업을 적극 육성해 산업과 상업 주거가 일체화되는 복합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화안그룹은 이날 옌타이시 정부와 함께 대만의 유안타증권, 한국의 DA그룹, 서해종합건설 등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리 회장에 따르면 한인촌에는 1000여개의 한·중 기업이 들어선다. 대형 아울렛은 물론 한국의 동대문시장 상점들도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 또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가 조성되고, 5성급 호텔 10개도 세워진다. 리 회장은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와 손잡고 한·중 상품 물류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다. 코리아타운이 조성되는 옌타이시는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중국 도시 중 하나다. 옌타이시에 따르면 2014년 말까지 한국 기업들의 누적 투자 건수는 3551건, 투자된 금액은 53억달러나 된다. LG 두산 포스코 현대자동차 GS SK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등이 진출해 있으며 5만여명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리 회장은 “옌타이시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1년에 5300만명이나 된다”며 “한·중 FTA 발효로 옌타이시와 한국 간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리아타운의 성공적인 건립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이곳을 한·중 문화산업의 중심지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시의 번영과 발전은 문화의 융성을 통해 가능해진다”며 “영향력 있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영화진흥위원회 등과 손잡고 매년 한·중 국제영화제도 열기로 했다. 또 영상·문화산업을 적극 유치하고 스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 600만명의 홍콩에서 류더화 청룽 등 세계적인 스타를 배출했다”며 “인구 700만명의 옌타이가 못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화안그룹은 조만간 시작하는 1기 사업에 우선 100억위안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의 DA그룹이 독일 기업과 공동으로 코리아타운 기본 설계를 맡는 등 한국 기업들도 참여할 계획이다. 리 회장은 “공사는 5~10기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여러 사업주체들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화안그룹은 리 회장이 2000년 옌타이에 창립한 회사로 부동산 건설 금융 무역 등 32개 계열사에 6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2014년 말 자산총액 62억위안, 연 매출 95억위안을 가록했다. 한국의 대우조선해양, LG디스플레이 등과 합작법인도 운영하고 있다.

옌타이=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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