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감원 찬바람이 불면서 일부 기업에서 갓 입사한 20대 신입사원까지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자 논란이 한창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신입사원을 포함, 사무직 직원 3000명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다가 신입사원은 제외키로 방향을 바꿨다. 신입사원까지 포함하는 건 너무 심하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지시로 뺀 것이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와중에 내년부터 정년까지 60세로 연장돼 젊은이들이 일자리 구하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구직 중인 청년들도 딱하지만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 젊은이들을 다시 쫓아내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그런 점에서 이해할 만하다.
다만 이런 논란 와중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도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기업이 어려우면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그 기준인데 우리 사회는 나이 혹은 세대를 가장 합당한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이왕 인력을 줄이려면 오래 근무한 중·장년층부터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기업으로서는 나이나 세대와 관계 없이 생산성이 낮은 인력을 내보내고 싶을 것이다. 이는 지극히 당연하며 합리적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번 논란도 어느 세대부터 내보내야 하느냐에 집중됐을 뿐, 생산성 기준에 대한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연공서열 임금체계에 대한 반작용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연공서열도 사라져야 하지만 젊다는 이유만으로 구조조정에서 빼라는 식은 곤란하다. 한국의 대졸 초임은 연간 평균 3240만원으로 일본보다 15% 많다. 6000만~7000만원대의 초봉을 주는 직장도 있다. 나이에 따라 구조조정 대상을 가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생산성이 기준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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