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RI 경영노트] 병원서 받던 미용시술, 이젠 집에서…뷰티케어 기기도 퍼스널 시대

입력 2015-12-18 07:00
오늘날 소비자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은 남녀노소와 국적에 상관없는 메가 트렌드라 할 수 있다. 피부, 헤어, 몸매, 패션 등 외모 관리 중에서도 소비자들이 가장 중시하며 최근 혁신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분야가 피부 관리다. 전통적인 피부 관리 방법으로는 수분 및 영양분 섭취, 숙면 등의 생활습관 개선과 적절한 화장품 사용을 들 수 있다. 세안제, 보습제 등 기본 화장품에 더해 자외선 차단, 주름 개선, 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들이 소비자의 화장대에 자리 잡은 것은 이미 꽤 오래된 일이다. 최근 그 자리에 가정용 뷰티케어 기기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뷰티케어 기기는 얼굴 및 전신의 피부를 아름답게 하거나 그 상태를 유지,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기로 정의할 수 있다. 가정용 뷰티케어 기기는 기능별로 클렌징, 주름·탄력 개선, 여드름 치료, 제모, 양모, 체형 관리 기기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과거 뷰티케어 기기 시장은 병원용 의료기기가 주를 이뤘다. 생활습관 개선이나 화장품 사용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 피부 고민의 경우 병원의 전문적 치료를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러나 몸에 칼을 대야 하는 침습적 수술은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비용과 부작용 측면에서도 부담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침습적이고 煇걀?영향을 덜 미치는 피부 시술에 대한 수요가 증대됐다. 이와 동시에 피부과학 및 관련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1990년대 이후 병원용 뷰티케어 기기가 다수 소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간, 지역,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피부 관리를 받는 것에 한계를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 또한 스스로 자신의 몸을 관리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직접적인 참여가 늘고 있다. 편의성 및 경제적 합리주의 추구 등의 트렌드에 따라 가정용 뷰티케어 기기에 대한 수요가 촉발됐다.

가정용 뷰티케어 기기는 상당 부분 병원용 뷰티케어 기기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되, 더 작고 저렴하며 사용이 편리하고 안전한 형태로 개발됐다. 가정용 뷰티케어 기기가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지만,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다. 전자 기업과 화장품 기업 등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기업들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가정용 뷰티케어 기기 시장의 성장은 수요 측면에서 소비자의 수요 증가와 공급 측면에서 기업들의 혁신을 통해 산업용에서 가정·개인용으로 발전한 다수의 제품과 맥락을 같이한다. 컴퓨터, 프린터, 전자레인지, 에스프레소 기계 등 다양한 제품이 초창기 고가의 산업용으로 사용되다 소형화, 편의성 증대, 저가 공급 등에 성공해 가정용으로 안착했다. 시장 규모도 커졌다.

가정용 뷰티케어 기기 시장은 대중화 초기 단계로, 최근 들어 백화점, 홈쇼핑 채널, 잡지 등에 소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일반 소비자의 인지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점차 얼리어답터뿐만 아니라 대다수 소비자의 일상에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 방향은 첫째, 효능과 안전성 강화다. 일반 소비자 및 전문가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임상시험과 부작용 보고 등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개인의 피부 타입에 따라 기기의 종류와 강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과 방법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트렌드 및 소비자 수요에 부합하는 제품 개발이다. 제품 특성, 타깃 고객, 가격, 유통 채널 등 사업 모델을 차별화한 접근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셋째, 스마트화다.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피부를 측정하고, 측정 데이터는 스마트폰 앱에 저장되고 분석된다. 이를 기반으로 그날그날의 화장품 사용과 뷰티케어 기기 사용을 제안함으로써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개인 맞춤형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일반 소비재와 의료 기기의 특성을 동시에 지니는 가정용 뷰티케어 기기 시장은 아직 대중화 초기 단계지만 곧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수영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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