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자본유출까지
러시아·터키 등도 '초비상'
[ 박종서/임근호 기자 ]
신흥국을 대표하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 중 미국의 금리인상에 가장 초조해하는 곳은 브라질이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브라질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3.7%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와 함께 치솟는 물가도 위협적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물가상승률은 9.62%로 2002년 이후 가장 높았다. 연말까지는 10.61%에 이를 전망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연 14.25%까지 끌어올린 기준금리를 내년에 다시 올리겠다고 최근 발표한 것은 진퇴양난에 놓인 경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경기부양보다 자본 유출과 물가 불안을 잠재우는 것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유가 폭락과 서방 제재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러시아도 미국 금리인상의 ‘직격탄’을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연 11%인 기준금리를 3개월째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악화로 인하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연 14.8%에 이르는 물가상승률 때문에 뜻대로 금리를 낮추고 경기부양을 유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브릭스 국가 중 그나마 느긋한 곳이 인도다. 올 들어 3분기 연속 7%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터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취약 신흥국은 초비상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16일 남아공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마노즈 프라드한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임근호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