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직원들, 릴레이 1인 시위로 "고용불안의 피해자 됐다" 호소

입력 2015-12-16 09:07
"5년 면세점 규제가 결국 면세점 노동자들의 계약직화 부추긴다"현실문제 외면한 정책...고용문제에 대한 대책마련 없어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직원들이 현관 앞에서 면세점 특허 5년 폐지를 주장하며 지난주부터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추운 겨울임에도 이들이 밖으로 나설 수밖에 이유는 '고용불안' 때문이다. 릴레이 시위가 일주일 되던 15일 퇴근 무렵, 어김없이 시위참가에 나선 월드타워점 직원은 잠실역과 연결된 지하통로에서 피켓을 두르고 오가는 시민들에게 면세점 특허기간 5년의 문제점을 알리고 있었다. 사진=김선호 기자/해가 진 퇴근시간대에는 이용자가 많은 잠실역 지하 광장에서 1인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월드타워점이 이전하기 전 백화점에 있던 시절부터 이곳에서만 26년간 근무해왔다는 이 직원은 "면세점 특허기한 5년은 멀쩡한 정규직 노동자를 5년 계약직으로 만들어버리는 시한부 특허다"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여기에 현 근무지에서 5년 후를 기약할 수 없을 뿐만 틈灸?변동성 또한 높아져 직장생활과 양육 등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하는 여성노동자들에게 더욱 고통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현재 월드타워점 본사 직원 중 80%가 여성이고 영업부서에도 여직원들이 대다수"라며 "오래 근무해왔던 회사가 한순간에 문 닫게 됐는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냐. 오죽하면 직원들 스스로 거리에 나왔겠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원들에 대한 고용보장을 약속했음에도 이들이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변화된 업무로 노동자들이 겪어야 될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이다. 그는 "잠실 월드타워점 말고도 소공과 인천, 김포 등 여러 지점이 있지만 이곳엔 이미 각 파트마다 담당자들이 있고 부족한 인원이 없기 때문에 우린 잉여인력이 된다.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예상하듯 적응 문제부터 시작해 기존 직원들과의 마찰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그나마 면세점으로 자리를 옮기면 다행이다. 과 포화된 인력 탓에 사업성격이 전혀 다른 그룹사로도 발령 날 수 있어 면세점 인력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다들 신규면세점에서 인력을 흡수하면 될 문제라고 가볍게 생각하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회사마다 조건도 다르고 적응에 대한 스트레스도 큰 문제다.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한 대책 없는 제도로 인한 피해는 결국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지게 된다"고 우려했다.이렇듯 면세점 독과점 해소 측면에서 출발한 5년 특허입찰 여파가 결국 노동자의 피해로도 연결된 셈이다. 그러나 규제에 따른 경제성과 산업적 파장은 이슈가 됐지만, 현실적인 고용문제에 대해선 전혀 다뤄지지 않고 있다. 직원들이 거리에 나?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재 15명의 인원이 자발적으로 매일 아침 출근 전과 점심, 퇴근 후 개인시간을 활용해 릴레이 시위에 나서고 있으며, 이들이 12월 동안 매일 이어질 계획이다.

백진 한경닷컴 면세뉴스 기자 baekjin@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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