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제철 맞은 아웃도어…매출 신장세는 '꽁꽁'

입력 2015-12-15 15:41

아웃도어가 '제철'을 맞았지만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경쟁 심화 속 덜 추운 겨울의 여파로 백화점 등 주요 채널의 아웃도어 부문 매출 신장률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13일까지 집계한 12월 아웃도어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힘입어 증가세로 돌아섰던 매출 증가율이 재차 감소세로 고꾸라진 것이다.

올해 누적으로는 매출 증가율이 -4.2%를 기록했다. 연말 기준으로도 감소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올해 아웃도어 매출성장률(11월 누계)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매출성장률이 5.5%로 지난해 13.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성수기인 11월 이후에도 두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회복하지 못했다. 정기 세일 등으로 10월에 두자릿수(12.0%)로 끌어올렸으나 11월에는 K-세일 행사에도 불구하고 6.2%에 그쳤다.

강은성 롯데백화점 레저 바이어는 "올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으로 인한 경기 침체와 포근한 겨울 날씨로 아웃도어 상품군이 예년에 비해 신장세가 많이 주춤한 상황"이라?말했다.

현대백화점은 2013년 24.8%에 달했던 매출신장률이 지난해 6.8%로 떨어졌고 올해 3.3%로 하락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아웃도어 기업들이 백화점에서 나타난 매출 둔화 이상의 삭풍을 맞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올해 사실상 연간 내내 진행된 세일에도 불구하고 아웃도어 부문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부진한 실적에 대형 패션기업들도 줄줄이 아웃도어 사업에서 철수하고 있다.

2013년부터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본사와 협의해 해당 사업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2010년 아웃도어 사업을 시작한 금강제화와 휠라코리아는 각각 운영하던 '헬리한센', '휠라아웃도어' 브랜드를 접기로 했다. 같은 시기 아웃도어 업계에 뛰어든 패션그룹형지는 아웃도어 브랜드인 '와일드로즈', '노스케이프' 정체성 개편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이랜드그룹이 영국 브랜드 '버그하우스'를 정리했고, LF가 운영하는 브랜드 라푸마는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닫았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랜기간 겨울 의류업계의 주연을 맡던 아웃도어도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장기간의 아웃도어 유행 탓에 소비자들이 주력 상품인 '헤비다운'을 대부분 장만한 상태이고, 해외 고가 패딩 브랜드들의 진출로 경쟁자도 늘었다. 최근 몇년간 덜 추운 겨울까지 덮쳐 대표 주자들도 고공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진면 휠라코리아 사장은 "제일모직(현재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부터 아웃도어 업계를 경험했는데 시장이 갑자기 팽창하면서 추락求?것도 빠른 상황"이라며 "아웃도어 시장이 과도한 포화상태이고 향후 애슬레저(애슬레틱·레저의 합성어)가 유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업계의 매출을 책임지던 헤비다운의 인기가 시들하면서 관련 업체들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모하기 위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동복, 낚시, 캠핑장비 등으로 영역 확장을 꾀하며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캐주얼 라인 상품군을 늘렸고, 노스페이스의 경우 기능성 캐주얼복군인 '화이트라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재고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고 처리를 위해 계속 할인행사를 실시하는데, 이는 신제품의 판매 둔화를 이끄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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