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 박선준 카마스터
고객이 부르면…하루 100㎞ 주행
입사 2년 만에 120대 판매 기록
"영업은 쇼맨십? 믿음 줘야죠"
[ 공태윤 기자 ]
중앙대 건설환경공학과 졸업→잇단 건설사 입사 좌절→현대자동차 영업인턴 합격.
이공계 출신의 자동차 세일즈맨 박선준 씨(30)가 현대자동차에 입사하기 전까지의 이력이다. ‘영업’의 ‘영’자도 몰랐던 박씨는 지난 2년간 자동차 120대를 팔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 60대 판매는 입사 15년차 차장급의 영업실적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인턴으로 입사한 뒤 그의 영업무기는 오로지 ‘성실함’ 하나였다. 고객이 부르면 언제 어디에 있든 달려갔다. 박씨가 입사 후 2년간 자동차로 달린 주행거리는 7만㎞. 하루에 100㎞를 달린 셈이다.
박씨를 통해 ‘2015 현대차 영업인턴 채용과 노하우’를 알아봤다. 2012년 8월 졸업한 박씨는 이듬해 5월 첫주부터 영업인턴을 거쳐 그해 10월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그는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수원팔달점에 근무하고 있는 3년차 카마스터다.
▷이공계 출신으로 자동차 세일즈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당연히 두렵고 막막했다. 하지만 어떤 인간관계도 영업이 아닌 것이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면서 하자고 다짐했다. 어느 회사든 영업 출신이 승진도 잘하지 않나.”
▷2013년 어떻게 입사했나.
“고객을 감동시켜 자동차를 파는 상상을 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썼다. 그때 평생 이 일을 즐겁게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후 인·적성시험, 1박2일 심층면접, 집합교육(12주)과 현장실습(6주) 등 채용과정을 즐겼다. 심층면접은 고객 불만에 대한 상황 대처법, 세일즈 면접과 문제 해결력을 묻는 질문이 많았다.”
▷인턴기간에는 무엇을 하나.
“세계 자동차 시장과 현대차에 대한 역사, 엔진·변속기 구조, 상품기초, 자동차 용어해설 등 전문교육과 영업점에서 현장 실습이 있다. 울산 현대차 공장에서 자동차를 분해하기도 하고 시승센터에서 시승차도 몰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물론 고객 응대, 인맥관리, 마인드 컨트롤과 현대차만의 영업비법도 전수받는다. 이때 배운 것이 지금 영업활동의 기초가 되고 있다.”
▷영업에 대한 인식이 입사 후 달라졌나.
“현대차는 단순한 국내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다. 취업준비생이 입사하고 싶은 최고 기업의 직원이 된 것에 자부심이 있다. ‘영업’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면 힘들다. 영업직원보다 ‘현대차 직원’이라는 큰 그림을 생각했더니 아무리 힘들어도 이길 수 있게 됐다.”
▷그래도 힘든 점이 있다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 보니 사람을 상대하는 게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 하나를 인도할 때도 더 많은 시간, 동선, 시뮬레이션을 머릿속으로 생각한다. 선배들은 ‘꽉 막혔다’ ‘고지식하다’고 말하지만 고객에게 더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나의 임무다. 오히려 ‘깐깐한 고객’ 덕에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자신만의 자동차 판매 비법은.
“영업 하면 뛰어난 언변과 외모, 쇼맨십을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게 내겐 하나도 없다.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고객과의 신뢰’다. 다소 힘들고 피곤해도 고객과의 약속을 위해 여러 번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이런 ‘답답함’이 고객에게 신뢰와 믿음을 준 것 같다. 그래서인지 한 번 인연을 맺은 고객들은 또 다른 지인을 추천해준다. ‘신뢰의 도미노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카마스터는 어떤 사람에게 적합한가.
“세일즈는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해야 성과가 나온다. 성실함과 자기 관리가 안 되면 판매라는 결과는 없다. 카마스터는 현대차를 대표해서 고객과의 최접점에 있다. 작은 말, 행동 하나하나가 현대차의 이미지를 좌우한다. 이것이 돈보다 더 소중하다.”
▷카마스터 지원자들에게 한마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꿈이 있다면 도전해 보길 권한다. 사실 이렇게 많은 차를 판매할 수 있을지 몰랐다. 일을 하면서 스스로도 몰랐던 장점을 알게 됐고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다. 현대차가 자동차와 영업 전문가로 키워줄 것을 믿고 지원하기 바란다.”
▷앞으로의 커리어플랜은.
“초심을 잃지 않는 한결같은 사람이고 싶다. 하루를 놀면 1주일이 힘들고 1주일을 놀면 한 달이 힘들다는 말이 있다.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점심을 거르기도 한다. 배가 부르면 엉덩이가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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