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편의점 올 판매 1위 살펴보니…생수·요구르트·초코파이까지 PB상품이 점령

입력 2015-12-14 18:09
불황 속 PB시장 고속성장

홈플러스 '좋은상품 우유', 우유 매출 절반인 100억
편의점선 PB 돌풍 더 거세…광고·유통비 절약 값 낮춰


[ 강영연 기자 ]
생수 시장 선두주자는 점유율 45%의 제주 삼다수다. 하지만 대형마트 매장에선 상황이 다르다. 롯데마트에서는 롯데칠성과 협력해 만든 자체브랜드(PB) 상품 ‘초이스엘샘물2L’(550원)가 삼다수(910원)를 제치고 선두에 올라섰다. 홈플러스 매장에서도 롯데칠성과 함께 내놓은 PB상품 ‘홈플러스 좋은 상품 맑은 샘물2L’(360원)가 1위를 달리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꼭 필요한 기능과 품질을 갖추고 광고·마케팅·유통 비용을 절약해 가격을 낮춘 PB상품이 인기몰이를 지속하고 있다. 우유 생수 과자 등에서도 1위 PB제품이 늘어나고 있고, 매출 비중도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에서는 연세우유와 협력해 내놓은 ‘좋은상품 1A우유’(1700원)가 우유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연 매출이 100억원을 넘는다. 鍍Ⅸ뗬??롯데제과와 공동으로 만든 ‘통큰 초코파이’(33개·7200원)는 오리온 초코파이(27개·8640원)보다 많이 팔린다. 통큰 초코파이는 오리온 제품보다 개당 가격이 30% 싸다.

2013년 출시된 ‘이마트 6년근 홍삼정’(240g·9만9000원)도 하루 평균 600개 이상이 팔리며 홍삼·인삼 상품 부문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홍삼 시장 1위 브랜드 정관장은 지난해부터 240g짜리(19만원) 제품은 이마트에 납품하지 않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PB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올 들어 피코크(간편식)·데이즈(의류)·러빙홈(생활용품) 등 PB상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로, 지난해(18%)보다 2%포인트 늘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PB 판매 비중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PB상품 돌풍이 더 거세다. 세븐일레븐의 PB상품 판매 비중은 2011년 27.9%에서 올해 34.8%(1~11월 기준)로 늘어났다. 황태해장국밥 규동 맛김치 단무지 와인 화장품 등으로 종류도 다양해졌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편의점 GS25가 방송인 홍석천 씨와 손잡고 내놓은 홍라면은 1주일 만에 10만개가 동나며 편의점에서 제일 많이 팔린 라면에 오르기도 했다. 편의점 CU가 선보인 빅요구르트는 지난해 8월 출시된 뒤 줄곧 유제품 분야 1위를 지키며 대용량 제품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이처럼 PB상품이 빠르게 성장하는 요인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제조사와 주원료가 같은 경우 PB상품 가격이 일반 상품보다 16.6% 저렴하다. 제조사가 같고 주원료가 비슷하면 최대 60% 이상 싸다.

유통업체들로선 이익률이 일반 상품에 비해 3~4%포인트 높은 것도 장점이다. 송영민 BGF리테일 상품기획팀장은 “PB상품은 광고 홍보비가 적게 들고 중간 유통과정 생략으로 물류비가 절감된다”며 “수익률이 높은 효자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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