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내년 초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 복귀…SK그룹 '사업구조 새판 짜기' 속도 낸다

입력 2015-12-14 17:50
SK(주)·이노베이션·하이닉스 등 등기이사 맡아 책임경영 실천

16일 임원인사 단행…주요 계열사 CEO 유임될 듯


[ 송종현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내년 초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로 복귀한다.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목적에서다. 재계에선 최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한 뒤 SK가 사업구조 재편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최 회장

SK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책임경영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주요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다시 맡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최 회장이 등기이사를 맡을 계열사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SK(주)와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다. 해당 계열사들은 내년 3월께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확정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작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받은 뒤 같은해 3월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지난 8월 특별사면을 받아 경영일선에 복귀했으나, 아직까지 계열사 등기이사직은 맡고 있지 않다. SK 관계자는 “국가가 최 회장을 사면한 건 蓚?경영활동을 열심히 하라는 취지 아니냐”며 “등기이사로 복귀해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재편이 최대 화두

SK 내부에선 “최 회장이 내년 초 등기이사로 복귀하면, 가장 먼저 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는 특별사면을 받은 이후 국내외 현장경영 및 인수합병(M&A)을 통한 그룹 경쟁력 강화 작업을 일단락지었다.

사면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중국, 대만, 홍콩, 유럽 등의 SK 사업장과 파트너사를 잇따라 방문했다. 지난달엔 CJ헬로비젼과 OCI머티리얼즈를 인수했다. 두 회사를 인수하는 데 쏟아부은 돈은 최대 약 1조5000억원이다.

남은 ‘숙제’는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개편 작업이다. SK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규정 때문에 다른 기업들을 M&A할 때 그룹 내 최대 실적을 올리는 SK하이닉스를 인수 주체로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거느리려면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SK는 현재 SK(주)→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SK가 SK텔레콤을 통신업을 영위하는 사업회사와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지주사인 SK(주)에 합병시키는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SK하이닉스를 SK(주)의 손자회사가 아닌 자회사로 격상시킨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단기간에 큰 M&A 두 건을 마무리해 현재로서는 추가 M&A에 나서기엔 부담스럽다”며 “당분간 CJ헬로비젼과 OCI머티리얼즈에 대한 인수작업 마무리와 인수후합병(PMI)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열사 CEO 인사 폭 최소화

SK는 16일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이번 인사에선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와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들이 대부분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CEO가 작년 말 인사에서 임명돼 CEO가 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그룹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점도 SK가 CEO 인사를 최소화하려는 이유 중 하나다. 다만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실적이 부진하거나, 성장에 필요한 사업상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한 일부 CEO는 교체될 것이라는 게 SK 측 설명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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