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KLPGA 여왕' 서막 열었다

입력 2015-12-13 19:43
현대차중국여자오픈, 김효주 제치고 짜릿한 우승

역전·재역전… 명승부 끝에 '2016 개막전' 2타 차 정상
후반 버디쇼 … 놀라운 뒷심
'미완의 대기' 꼬리표 떼고 내년 '박성현 시대' 예고

김효주, 더블보기로 덜미…어깨 부상 턴 전인지 4위


[ 최만수 기자 ] ‘장타왕’ 박성현(22·넵스)이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 끝에 김효주(20·롯데)를 꺾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6시즌 개막전인 현대차중국여자오픈(총상금 55만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5시즌 3승을 거두고 하반기 상승세를 탄 박성현은 올해 마지막 대회까지 우승으로 장식하며 내년 대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장타에 노련함 더한 박성현

박성현은 13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미션힐스GC(파72·634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최종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17언더파 199타를 기록한 박성현은 김효주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박성현의 17언더파 기록은 김효주가 작년에 기록한 대회 최소타(14언더파)를 3타나 줄인 것이다.

올해 초만 해도 박성현에겐 ‘장타만 있는 미완의 대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우승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까지 선보이며 한 단계 더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경기 초반에는 작년 이 대회 챔피언이자 중국에서만 4승을 거둔 김효주의 기세가 날카로웠다. 박성현과 챔피언 조에서 맞대결을 펼친 김효주는 전반에만 버디 4개를 몰아치며 선두로 출발한 박성현을 제치고 한때 3타 차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김효주는 12번홀(파4)에서 티샷이 현무암 지대로 날아가 ‘로스트 볼’이 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효주는 이 홀에서 짧은 거리의 퍼트마저 놓쳐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박성현은 김효주가 흔들리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박성현은 13번홀(파5)과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역전에 성공했고 김효주는 15번홀(파3)에서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다시 보기를 기록, 박성현과 2타 차로 벌어졌다.

김효주는 17번홀(파4)에서 날카로운 아이언샷에 이어 버디를 잡아내며 역전을 노렸지만 박성현 역시 흔들리지 않고 버디를 수확해 선두를 지켰다. 박성현은 “전반 3, 4, 5번홀의 난도가 높아 초반에는 지키면서 경기를 하고, 후반에 공격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는데 생각했던 대로 잘 됐다”며 “하반기 들어서 퍼트에 자신감이 생겼는데 좋은 퍼트감이 오늘도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최근 박인비, 김효주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전인지 막판 버디 행진

중국여자오픈에서만 두 번 우승한 김효주는 박성현의 ゼ??기세에 눌려 아쉽게 세 번째 우승에 실패했다. 하지만 최근 부진을 만회하는 좋은 샷감을 보이며 2015년을 마무리했다.

2015시즌 KLPGA 투어 대상과 상금, 다승왕, 평균 타수 부문 1위를 휩쓴 전인지(21·하이트진로)도 마지막 날 버디 5개, 보기 1개로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 단독 4위로 경기를 마쳤다. 전인지는 이번 대회를 통해 어깨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음을 알렸다. 전인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약하기 전의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에 우승했다면 좋았겠지만 경기 내용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장수연(21·롯데)은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안송이(25·KB금융그룹), 박결(19·NH투자증권), 박지연(20·삼천리)이 8언더파 208타로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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