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인도가 제조업 경쟁력에서 한국을 제치고 미국 중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5위가 될 것이다.” 딜로이트글로벌과 미국경쟁력위원회가 작성한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지수 보고서’에서 나온 충격적인 전망이다. 어쩌다 한국 제조업이 인도의 추월까지 우려해야 할 지경이 된 것인가.
한국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 건 노동생산성의 하락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 제조업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2.7%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 나타난 게 아니다.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2000년대 7.2%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추락하는 추세다. 반면 인도는 저임을 바탕으로 높은 노동생산성을 구가하며 현재 11위에서 2020년 세계 5위로 도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0년 미국이 중국 제조업을 제치고 다시 1위로 올라서고, 독일·일본이 각각 3·4위로 현재 위치를 그대로 지킬 것이라는 전망도 한국에 시사하는 바 크다. 미국은 셰일가스 등 에너지 가격 파괴, 정보기술(IT)과의 융합, 정부의 제조업 지원정책 등으로 제조기업 생산성에 다시 불을 붙인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는 설명이다. 독일, 일본도 이들 국가가 ‘인더스트리 4.0’ ‘스마트 제조업’ 등으로 제조업 혁신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는 점이 고려됐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한국은 제조 ?위기를 반전시킬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당장 내년 경기전망조차 암울한 상황이다. 응답자의 75.7%가 국내 경기를 장기형 불황으로 평가하면서 상당수가 긴축경영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주목할 것은 최고경영자들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노동개혁을 꼽았다는 점이다. 노동생산성 추락으로 한국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글로벌 보고서와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노동개혁은 진전은커녕 표류만 거듭하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가 최소한의 역할조차 내팽개친 모습이다. 이대로 가면 한국 제조업이 인도에 이어 멕시코, 베트남 등에조차 밀리지 말란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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