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이 닷컴 거품 붕괴와 신용카드 대란을 경험했던 2000년대 초반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3일 ‘미국 금리인상에 대비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정부가 내수를 살리기 위해 펼친 주택담보대출 확대 정책 때문에 가계 부채와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행됐던 ‘묻지마식’ 기술금융 투자와 신용카드 발급 정책으로 부채가 늘어났던 2000년대 초반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1999년 이후 16년 동안의 코스피 수익률 변동성과 주요 거시변수 간의 관계를 회귀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VIX)을 제외하면 한-미간 금리 차가 커지면 주식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경연은 통화 당국이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에 대응한 즉각적인 금리 인상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 인상으로 한미 간 금리 차가 커질 경우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성훈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통화 당국이 정책금리를 올리면 가계부채가 부실화되고, 증권 시장의 불안감이 커질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전이될 수 있는 금융불안을 줄이려면 미국의 금리 인상에 우리나라 통화 당국이 즉각적으로 동조화하기보다 한미 간 금리차이를 염두에 두고 인상 폭과 시점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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