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다, 소형 비즈니스 제트기 양산…세스나·엠브라에르 아성에 '도전장'

입력 2015-12-11 18:45
수정 2015-12-14 10:33
미국 연방항공청 인증 획득

양쪽 날개 위에 엔진 장착…공기 저항·소음 줄여
2017년엔 연 100대 생산


[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 혼다가 세계 비즈니스 제트기 시장 선도업체인 미국 세스나와 브라질 엠브라에르에 정식 도전장을 내밀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혼다가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안전성과 관련한 형식인증을 획득해 7인승 비즈니스 제트기 ‘혼다제트’의 양산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형식인증이란 강도 및 안전성 등이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이를 받으면 기체의 양산과 판매가 가능해진다.

◆비즈니스 제트기 시장 진입

혼다 자회사 혼다에어크래프트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혼다제트 공장에서 지난 9일 형식인증 기념식을 열었다. 30년 가까이 이어진 제트기 개발이 결실을 보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제트기 시장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자리였다. 혼다는 지난 4월 시험비행에 성공한 뒤 세계 13개국을 거치는 총 4만8000㎞의 월드투어를 마쳤다.

혼다제트는 길이 12.99m, 높이 4.54m, 폭(날개포함) 12.12m로, 최대 시속은 778㎞다. 조종사를 포함해 7명이 탈 수 있다. 대당 가격은 450만달러(약 5억5000만원)로 경쟁회사 세스나의 ‘사이테이션머스탱’과 엠브라에르의 ‘페놈100’보다 최대 25%가량 비싸다. 하지만 연비가 같은 기종 평균보다 20%가량 우수하다는 게 혼다 측의 설명이다. 후지노 미치마사 혼다에어크래프트 사장은 “신모델이라기보다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비행기를 만들었다”며 “기내 정숙도나 객실 공간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혼다제트는 기체 뒤쪽에 엔진을 장착한 일반 기종과 달리 양쪽 날개 위에 두 개의 엔진을 달았다. 객실 공간을 넓히면서 공기저항과 소음을 줄이기 위한 시도였다. ‘사람이 타는 부분은 최대한 크게, 기계가 차지하는 부분은 가능한 한 작게(man-maximummecha-minimum)’라는 혼다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혼다제트의 바탕에는 혼다 DNA가 된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 전 회장의 ‘모노즈쿠리(물건 만들기)’에 대한 고집이 있다고 전했다.

◆2017년 연간 100대 생산 체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세계 비즈니스 제트기 시장은 세스나가 408대, 엠브라에르가 318대를 판매하면서 양강 구도를 이뤘다. 미국 항공기제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비즈니스 제트기 시장 규모는 약 220억달러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 양상을 보였지만 경기 회복과 함께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미국 항공전자부품업체인 하니웰인터내셔널은 2025년까지 세계에서 총 9200대, 2700억달러 규모의 킥?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혼다는 5년 후 흑자전환해 ‘시장점유율 30% 이상 달성’을 위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연내 1호기를 북미 고객에 공급하고 내년에는 50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미 100대 이상을 수주했다. 2017년부터 연간 생산 규모를 10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GE와 공동개발한 ‘HF120’ 엔진의 외부 판매도 검토 중이다.

이 신문은 혼다제트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제품 공급 후 고객만족도가 높아지고 운항실적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운항 컨설팅이나 정비, 부품 공급 등 관리 서비스 구축이 과제라는 설명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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