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 코스닥 예심서 미승인
공모시장 침체에 자진 철회도
[ 정소람 기자 ] 올해 대표 테마업종으로 인기를 끌었던 바이오 분야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잇달아 고배를 들고 있다. 수요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하거나 예비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는 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
바이오 업체 툴젠은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에서 탈락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이 회사는 특정 유전자가 있는 DNA를 잘라내는 ‘유전자 가위’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코넥스시장에 올라 있다. 연구개발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 9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 내부통제 부문에서 일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문제를 해결한 뒤 다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체 신약개발 업체인 앱클론도 지난 9월 코스닥시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으나 지난 8일 예비심사를 철회했다. 2010년 설립된 이 회사는 스웨덴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위암 표적 항체 치료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공모시장 침체 등을 감안해 상장 일정을 미루기 위해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팬젠 큐리어트 안트로젠 등도 엄격해진 기관 수요 예측의 장벽을 넘지 못해 잇달 ?상장을 미뤘다.
‘바이오 거품 논란’까지 불거졌던 올 상반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상반기 상장했던 펩트론 제노포커스 코아스템 등은 모두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중 펩트론은 주가가 공모가보다 세 배 넘게 오르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 공모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바이오 테마의 ‘약발’이 다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상장을 추진한 18곳 중 절반인 9곳이 수요 부진 등의 이유로 기업공개를 철회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바에는 상장 시기를 미루는 게 낫다고 판단한 회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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