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기자들이 최근 등장한 ‘학제개편’을 두고 열띤 찬반토론을 벌였다. 학제개편은 초등학교 입학허용 나이를 만 5세로 낮추고, 현재의 초·중·고·대학 교육기간을 ‘6년-3년-3년-4년’에서 ‘5-3-3-4’나 ‘6-5(중·고 통합)-4’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학제개편은 논의 단계다. 최재영 대학생 생글기자(중앙대 3년)가 찬반토론에서 멘토 역할을 했다. 양측 주장이 팽팽하다.
■ 찬성 / 1950년대식 학제…초·중·고 총 2년 단축 가능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사회문제 중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는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다. 이에 새누리당은 학제개편 방책을 제시했다. 학교 입학 연령을 낮추고 현행 12년 학제를 개편하는 것으로, 초등학교를 6년에서 5년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6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것이다. 대학은 조정을 통해 졸업하는 기간을 3년에서 4년으로 차등을 둘 수 있다. 이러한 학제개편을 통해 청소년들의 사회 진출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것이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바의 핵심이다. 물론 학제개편은 시간을 두고 현실 ?맞게 조정할 수 있겠지만, 제도 차제는 우리나라 사회에 적용될 필요가 있는 정책이다.
단축되는 만큼 사교육비 줄인다
현재 우리나라의 학제는 1950년대의 학제로 지금까지 유지되어 오고 있다. 하지만 사회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학생들이 간접적으로 사회를 접할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그 의식 수준은 예전에 비해 높아졌다. 이렇게 높아진 의식 수준에 맞게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 이 점에서 학제개편은 현재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교육제공의 문이 될 것이다.
또한 학제개편은 교육비 부담을 완화해준다. 현재 대한민국 학생들의 12년은 ‘대입’에 편향되어 있다. 대입을 위해 쓰이는 교육비는 연평균 공교육비 31조원, 사교육비 33조원으로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학제개편을 적용한다면 단축된 2년은 교육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며 이 비용은 학생들에게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과도한 교과과정·조기 사회 진출
교육의 이중성도 해소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육의 질을 보여주고 있고, 다른 국가들에 비해 폭넓은 교육과정을 시행하고 있다. 교육의 높은 질과 많은 양의 교육은 뛰어난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반면 교육과정에서 낙오자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학제개편을 시행하게 되면 줄어든 수업일수로 인해 현재의 과도한 양의 교과과정을 줄일 수 있고, 그에 따라 학생들은 교과과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게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사회적 문제인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사람들이 결혼을 꺼리는 가장 큰 것은 경제적인 요소 때문이다. 학제 개편을 시행하면 청소년들은 더욱 빨리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금전적인 요소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결혼의 부담이 줄어들어 결혼율은 증가하고, 저출산 문제는 완화될 수 있다.
학제개편을 반대하는 입장은 학생들이 학제개편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 예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을 보면 그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대학의 교육과정이 고등학교로,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중학교로 내려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잘 따라올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변화하는 과정에 빠르게 적응하여 스스로 교육 수준을 높였다. 이 점에서 미루어 보았을 때, 학제개편을 시행해도 큰 무리 없이 학생들은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새누리당이 내놓은 학제개편은 아직까지 많은 결함이 존재한다. 그에 따라 많은 찬반 논란이 일고 있기도 하다. 모든 정책은 완벽할 수 없다.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고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개선해 나가면 된다. 학제개편이 가지고 있는 문제요소를 충분히 보완한다면, 효율적인 교육과정으로 정착할 수 있을 뿐더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혜안으로 거듭날 수 있다.
■ 반대 / 학제단축은 사교육 더 자극…일자리 창출이 해법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교육은 많은 탈바꿈을 시도해왔다. 잦은 교육정책 변경 탓에 학생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또다시 새로운 교육제도가 화두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이 초·중등 교육과정을 각각 1년씩 줄여서 저출산과 고령화를 타개하겠다며 내세운 ‘학제개편’이다. 현재 만 6세인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고, ‘6(초등학교)-3(중학교)-3(고등학교)-4(대학교)년제’인 학제를 ‘5-3-3-4년제’ 또는 ‘6-5(중·고등과정 통합)-4년제’로 개편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렇게 되면 고등학교 졸업 또는 대학 졸업이 2년 빨라지고, 청년들이 사회에 빨리 진출하면 취업이나 결혼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기졸업…저출산 해소는 “비약”
하지만 졸업을 일찍 한다고 결혼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비약이 크다. 결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사여부이다. 최근에는 의무라고 여겨왔던 결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결혼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단순히 사회에 일찍 진출한다고 해서 결혼을 많이 하고 결혼 연령이 낮아지지 않는다.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취업을 통해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위치에 있어야 하는데, 졸업을 일찍 한다고 해서 취업을 일찍 한다는 보장도 없다. 현재 취업난의 원인이 청년들의 졸업 시기가 늦어서도 아니다. 졸업 시기가 아닌 일자리 부족으로 취업난이 발생하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학제 단축을 하게 되면 오히려 일자리를 갖지 못한 청년이 많아질 수도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제도를 뜯어고친다는 것은 현실성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12년을 10년으로 단축은 무리
학제개편 시행에서 야기되는 문제점은 상당하다. 교육과정, 학생들의 발달단계, 재정추계, 사회 환경 등 많은 부분이 영향을 받는다. 우선 제도 실행을 위해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현재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인지능력과 발달단계 등에 따라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금씩의 변화는 있었지만 12년제라는 틀은 변동이 없었다. 물론 변화를 모색하지 않은 채 기존의 것에만 안주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교육의 적정 연령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게다가 12년에 맞춰 있는 교육과정을 10년 만에 배우려면 교과과정이 개선되어야 하는데, 이에 투자되는 시간과 예산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찬성 측은 교육기간 축소에 따라 사교육비를 감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2년 교육과정을 10년으로 줄여 2년간 소모되는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치열한 입시현장에서 더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우려면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지속되는 취업난에 졸업 시기가 빨라진 학생들이 취업전선에 뛰어들면 취업경쟁도 더 치열해질 수 있다. 이는 취업을 위한 비용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실제로 초·중·고 12학년제는 국제 표준이다.
일자리 창출이 근본해법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계속해서 떨어져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감소한 학급 수와 학급 인원 수가 이를 증명한다. 저출산은 분명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하지만 교육제도 개편으로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방법을 찾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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