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피델리티자산운용은 11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을 시작하겠지만 그 속도는 어느 때보다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으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시장은 오히려 이 완만한 속도에 초점을 맞출 것이어서 미국 증시는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피델리티운용은 이날 여러 번의 헛된 예측에도 불구하고 몇몇 실질적 지표들이 이달에는 Fed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데 무게를 실어 준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1월 미국 실업률은 2008년 이후 최저인 5%로 떨어졌고, 임금도 상승하고 있다. 시간 당 평균 임금은 10월 연 2.5% 올랐고 11월에는 전달보다 다시 0.2% 상승했다.
Fed 위원들의 발언도 금리 인상을 짐작케 한다고 피델리티운용은 분석했다.
재닛 옐런 의장은 지난 2일 워싱턴D.C. 이노코믹 클럽에서 경제전망을 주제로 연설하며 "금리 정책 정상화의 시기를 너무 오래 미룰 경우 어려운 상황에 빠질 것"이라며 "급작스럽게 긴축 정책을 취하게 되면 금융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경기 후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Fed의 금리 인상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시장은 해석했다.
(정책) 금리를 올리게 되면 채권 금리가 올라가고 차입비용도 높아지게 된다. 이는 자금 조달 환경이 지금보다 우호적이지 않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높아진 금리와 국채 금리는 '무위험 수익률'을 높여 상대적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매력은 떨어뜨린다.
피델리티운용은 그러나 Fed가 금리 인상을 단행해도 이는 '정상화' 차원에 그칠 뿐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진 필라리티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Fed의 금리 인상을 걱정할테고, 금리 이상 이후 시장이 어느 정도 출렁거릴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번 인상은 아주 느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고 글로벌 경제 성장도 빠르지 않다"며 "이는 미국의 통화 긴축 속도가 여느 때보다 느리리라는 점을 강하게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을 종합할 때 미국 금리는 2017년까지 2.0%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결국 Fed가 금리 인상을 단행해도 이것이 미국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피델리티운용의 분석이다.
과거 네 차례 금리 인상 시기를 살펴봐도 첫 금리 인상 시점으로부터 1년 간 미국 증시 수익률은 평균 6.8%(S&P500기준)를 기록했다. 첫 금리 인상 뒤에는 변동성이 나타나고 단기 조정이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 추세를 나타낸 것이다.
도미닉 로시 글로벌 주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 인상보다 중요한 건 이후의 흐름과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라며 "시장의 여러 신호들은 Fed가 금리를 올리는 데 있어 점진주의자의 접근 방식을 택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어, 미국 증시에 대한 강세 전망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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