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W이상 고효율 모듈로 승부…글로벌 태양광시장 선도"

입력 2015-12-11 07:00
Cover Story - LG전자

이충호 LG전자 에너지사업센터 솔라BD 담당

혁신의 핵심은 '첼로 기술'
셀 위에 전기 흐르는 통로 3개서 12개로 확 늘려 출력 높여

지역별 '맞춤 공략'
일본선 지진·태풍에 견디는 제품, 미국선 검정색 디자인 모듈 출시


[ 김현석 기자 ]
LG그룹은 에너지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LG전자가 태양광 분야에서 발빠르게 앞서나가고 있다. 세계 최고 효율을 달성한 태양광 모듈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 기업 최초로 태양광분야 최고상인 ‘인터솔라 어워드’를 두 번 받기도 했다. 다른 기업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연구개발(R&D) 역량이 기초가 됐다.

LG전자의 태양광사업을 총괄하는 이충호 솔라BD(사업부문) 담당(전무)을 만나 태양광 관련 전략과 개발 및 사업진행 상황을 들었다. 이 전무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1982년 LG반도체(금성소프트웨어)에 입사해 LG필립스LCD와 LG전자 등에서 패널 등을 만드는 생산팀장과 공장장(상무)을 지냈다. 부품을 생산하면서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LG전자 태양광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LG전자 태양광사업의 핵심 기술은 무엇입니까.

“태양광 모듈은 20년 넘게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그래서 LG전자 태양광은 25년 동안 출력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모듈은 오랜 기간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야 하는데 이때 핵심 기술이 바로 얼마나 많은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느냐죠. 즉, 효율이 어느 정도냐가 관건입니다. 태양광 모듈의 효율이 조금만 높아도 사용 기간을 따져보면 변환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의 차이는 상당히 큽니다. 소비자가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얼마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지, 경제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지’가 기준입니다. 즉 ‘효율’이 태양광사업의 핵심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 착안해서 LG전자는 6인치 N(negative)타입 모듈 기준 세계 최고 효율을 달성한 태양광 모듈을 개발해 출시했습니다.”

▶LG전자 태양광 모듈에는 어떤 기술이 적용됐습니까.

“LG전자만의 핵심 기술이 바로 첼로(CELLO)라고 부르는 신기술입니다. 첼로 기술은 전기의 이동 통로를 분산해 전기적 손실을 최소화한 신기술입니다. 기존 제품은 셀 위에 전기가 흐르는 통로가 3개였으나 첼로 기술을 적용한 ‘네온2’는 이를 12개로 대폭 늘려 모듈의 출력을 높였습니다. 첼로라는 이름은 Cell Connection, Electrically, Low Loss, Low Stress, Optional Absorption Enhancement에서 따왔습니다. LG전자는 이 첼로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의 모듈 효율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첼로 기술 덕분에 LG전자의 태양광 모듈 ‘네온2’는 효율을 19.5%로 향상시켜, 18.3%인 기존 제품이 낼 수 있는 출력(300W)을 320W로 끌어올렸습니다.”

▶통로를 늘리기만 하면 효율이 늘어납니까.

“LG전자 핵심 기술인 첼로 기술을 조금 다르게 설명하겠습니다. 전기가 흐르는 통로를 자동차 길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3차로로 달리던 길이 12차로로 뚫린다면 자동차는 더 빨리 달릴 수 있겠죠. 첼로 기술은 3차로 길을 12차로로 대폭 늘린 것과 같습니다. 태양광 모듈도 마찬가지입니다. LG전자 ‘네온2’는 전기가 흐르는 통로를 3개에서 12개로 늘려 전기적 손실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같은 면적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한정 늘릴 수는 없겠죠.”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접근 방식이 지역별로 다릅니까.

“해당 지역의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등 해외 주택용 태양광은 국내보다 더 많은 모듈을 지붕에 설치합니다. 정부 보조금 상한선이 3㎾로 제한된 국내와 달리 미국은 5㎾ 이상 태양광 설비를 지붕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붕 외관에 설치한 태양광 모듈이 지붕을 상당부분을 뒤덮기 때문에 집 외관 디자인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소비자 조사를 해보니 태양광 패널의 색을 검은색 지붕과 어울리게 맞추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태양광 w모듈에 들어가는 태양전지는 남색입니다. 하지만 이런 소비자 니즈를 분석해 태양광 모듈 패널 디자인을 검은색으로 바꿨습니다. LG전자는 태양광 모듈과 태양전지를 모두 검은색으로 디자인한 ‘네온2 블랙’을 출시해 호평받고 있습니다.”

▶원전사고를 겪은 일본 시장은 어떻게 접근하고 있습니까.

“일본은 지역의 특성상 지진과 태풍 등이 잦습니다. 이런 특수한 외부 환경 때문에 일본 태양광 소비자들은 구매를 결정할 때 효율 외에 안정성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그래서 LG전자는 지진, 태풍 등에도 견딜 수 있도록 모듈의 강도를 향상시킨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고효율 모듈에 현지화를 더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태양광사업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태양광시장은 중저가 시장과 프리미엄 시장으로 나뉩니다. 중저가 시장은 270W 이하급 태양광 모듈로 경쟁합니다. 하지만 LG전자 태양광 모듈은 300W 이상의 고효율 제품입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N타입 웨이퍼를 기반으로 고효율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술력은 세계 1위 태양광 업체인 선파워와 파나소닉, 그리고 LG전자만 갖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앞으로도 초고효율 프리미엄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선도할 계획입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