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대책 이번엔 먹힐까] 신혼부부 임대주택 13만5000가구 공급…난임휴가제 도입

입력 2015-12-10 18:45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확정

보육지원→결혼장려로 전환
행복주택 5만3000가구 공급…자녀 낳으면 최장 10년 거주

중기 육아휴직 지원 확대
남성·비정규직 지원금 월 20만→ 30만원으로 늘려

대학생 학업·육아 병행
육아 휴학제도 내년 시행…임신·출산시 2년 휴학 보장


[ 고은이 기자 ]
앞으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는 난임 치료를 위해 3일간의 무급 휴가를 쓸 수 있다. 임대료가 시세보다 싼 공공·민간임대주택에 신혼부부가 입주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난다.

◆신혼부부 전용 주택단지 조성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10일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2016~2020년 5년간 적용하는 중기 계획이다. 아이 양육비 지원 중심이던 지난 1~2차 대책에서 ‘신혼부부 지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우선 서울 경기 부산 등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신혼부부에 특화한 행복주택 단지를 조성한다. 행복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가 20%가량 저렴한 주택이다. 신혼부부 전용 방 두 개짜리(36㎡) 행복주택을 5년간 총 5만3000가구 공급하는 게 골자다. 지난 10월 발표한 정부 초안(3만5000가구)보다 공급 규모가 늘었다. 행복주택에 살 수 있는 기간은 기본 6년이지만 입주 후 자녀가 생기면 10년까지 기간이 늘어난다.

행복주택 외에 공공임대주택도 5년간 8만2000가구를 공급한다. 특히 5·10년 임대주택의 신혼부부 할당 비율이 10%에서 15%로 확대된다. 뉴스테이(기업형 민간임대주택)도 올해 1만4000가구에서 2017년 6만가구까지 늘린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관계자는 “지금은 전체 신혼부부의 4.8%만 임대주택을 이용하고 있는데, 2020년엔 이 비율을 33%까지 높여 젊은이들의 주거 고민을 줄여주겠다”고 말했다.

◆난임휴가제 첫 도입

2017년부터는 ‘난임 휴가제’가 법제화된다. 근로자는 연차를 다 쓴 뒤에도 난임 치료를 위해 3일간의 무급 휴가를 받을 수 있다. 제도는 마련돼 있지만 현장에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일-가정 양립 정책들도 개편한다.

앞으로 대기업 근로자가 육아휴직했을 때 회사가 받는 지원금(월 5만원)은 사라진다. 대신 중소기업에서 첫 육아휴직자가 나오면 휴직기간 동안 회사는 월 40만원(현재 월 20만원)을 지원받는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성이나 비정규직이 육아휴직을 해도 지금보다 10만원 많은 월 30만원을 받는다.

회사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출산휴가 신청서를 내면 자동으로 육아휴직까지 신청되는 자동 육아휴직제도 도입한다. 회사 복귀 후 육아 때문에 전일제 근무가 어려울 경우 시간제 일자리로 바꿔달라고 사업주에게 청구할 수 있는 ‘시간선택제 전환청구권’도 검토한다.

◆주택연금 가입요건 완화

지금까지 부실하다고 지적받아 온 한부모 지원 대책도 확충한다. 만 24세 이하 청소년을 둔 한부모가 받는 아동양육비가 현행 월 15만원에서 단계적으로 10만원 오른다. 2020년에는 월 25만원을 받는 구조다.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이 학업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육아휴학제’도 내년부터 도입한다. 학생이 만 8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거나 임신·출산하는 경우 2년 이상 휴학할 수 있도록 대학 학칙에 명시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고령화에 대비해 주택연금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주택연금은 보유 주택을 담보로 맡긴 뒤 그 집에서 살면서 매달 국가로부터 연금을 받는 제도다. 지금까지는 주택 소유자가 60세 이상인 경우에만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부부 중 한 명만 60세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9억원으로 책정된 주택연금의 가격 한도는 폐지한다. 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1.21명인 출산율을 2020년까지 1.5명으로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