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스마트카 부품 전략'
[ 김현석 기자 ] 삼성전자가 전장부품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동자 전장사업에서도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구동모터 등 전장 핵심부품을 둘러싼 전략은 두 회사가 약간 다르다.
자동차회사들은 차량의 전자화가 진행되고 전기차가 확산하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전기차가 주류가 되면 엔진 트랜스미션 중심의 자동차회사들은 핵심 기술이 사라진다.
이에 따라 자동차회사와 부품사들은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등을 전자회사에서 구매하지만 엔진을 대체할 구동모터 등은 스스로 개발하고 있다. 모터까지 내준다면 전자회사들이 차를 만들어 시장에 진입할 수도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를 의식해 “완성차는 절대 내놓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장부품을 사주는 세계 자동차회사들이 경쟁자를 키우지 않기 위해 앞으로 거래를 끊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LG전자는 지난 10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구동모터 인버터 배터리 등 핵심부품 11종을 일괄 공급하기로 하는 등 구동모터를 포함한 모든 전기차 부품을 공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LG전자 자동차부품(VC)사업부의 모태가 된 자동차설계사 V-ENS는 2009년께 전기차 시제품을 개발해 중국 모터쇼 등에 선보이기도 했다. LG 관계자는 “완성차를 만들려는 게 아니라 전장부품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면서도 “카인포테인먼트 기기와 자율주행 기능을 중심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자동차용 구동모터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구동모터는 자동차회사의 몫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력도 문제지만 아예 의심을 살 만한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전력 탓이다. 삼성은 1995년 삼성자동차(현 르노삼성자동차·2000년 르노-닛산에 매각)를 세우는 등 차에 대한 애착을 보여왔다.
현대자동차는 하이브리드카 등을 출시하면서 LG전자로부터 전장부품을 구매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는 거래가 없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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