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살리기에 나섰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이 부회장이 최대 3000억원을 들여 실권주를 인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유상증자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재 투입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삼성엔지니어링의 1,2대 주주인 삼성SDI(보유지분 13.1%)와 삼성물산(7.8%), 그리고 우리사주조합(20%) 및 이 부회장(최대 25%) 등의 참여를 가정하면 1조2000억원 유증분 중 약 66%를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이 없는 이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는 사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것이란 판단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그룹의 강력한 지원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부회장의 결정은 삼성SDI와 삼성물산에도 긍정적이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SDI는 실권주가 발생했을 경우 과도한 규모로 일반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그러나 이 부회장의 참여 의지 표명은 관련 우려를 크게 불식시키는 뉴스로 긍정적"이라고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인 삼성SDI는 보유지분 만큼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해, 1361억원의 자금이 소요된다. 다만 실권주 발생시 일반공모 참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아 추가 자금 투입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삼성물산도 같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 향방은 아직 안갯속이다. 우선 1억5600만주에 달하는 신주 발행으로 주식가치 희석이 불가피한데다, 업황도 좋지 않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자본 확충에 성공한다면, 영업정상화 정도에 따라 기업가치는 변화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세계 플랜트 시장 위축으로 빠른 영업회복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이어 "삼성그룹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 약속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 재무적 안정성은 빠른 회복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기업가치를 측정하고 주가 예측을 위해서는 좀 더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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