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KB 지원자는 잘 웃어야 된다? 고객 의도 파악하는 눈썰미가 중요"

입력 2015-12-07 18:34
인사담당자와 런치타임 - 오택 KB국민은행 채용팀장

다양한 고객 만나야만 하는 행원들
눈맞춤과 자연스러운 고객대면 필수
면접은 대화…암기한 이야기는 금물
올 채용은 스펙보다 다양한 인재 '낙점'


[ 공태윤 기자 ] 기업이 어떤 인재를 뽑을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해당 업체의 인사담당자입니다. 한국경제신문은 인사담당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취업준비생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인사담당자와의 점심’을 연재합니다. 첫회로 지난달 30일 공채합격자를 발표한 국민은행 오택 채용팀장을 만났습니다.

지난 1일 오택 국민은행 채용팀장(45)이 서울 여의도 약속장소에서 환하게 웃으며 기자를 맞이했다. “은행은 채용 때 잘 웃는 사람을 뽑는 것 같다”고 하자 오 팀장은 “은행 지원자가 잘 웃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은행 특성상 다양한 고객을 만날 때 눈을 마주치고 경청하면서 고객의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눈 맞춤과 고객 대면이 자연스러워야지 억지웃음은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것이다.

오 팀장과는 지난 8월 말 중앙대에서 열린 한경 은행권 잡콘서트 때 처음 만났다. 그는 “한경에서 대학생의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좋은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에 감동해 적극 돕고 싶었다”며 인터뷰에 응한 사연을 밝혔다.

점심식사를 막 끝낸 오 팀장은 “영업점 시절 고객을 응대하기 위해 밥을 빨리 먹는 것이 습관이 됐다”며 “평소에도 10분 내로 빨리 밥을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점심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다. 이 시간에 본점은 2교대로, 영업점은 3교대로 식사를 한다.

오 팀장은 1995년 국민은행에 입사해 영업점(14년)과 지역본부(5년)를 거쳐 지난해 9월 처음 채용업무를 맡았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오 팀장은 “이번 채용에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뽑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 잘하는 사람의 특징’이 있다며 “상대를 편하게 해주면서 상대의 필요와 어려움이 뭔지 빨리 파악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고객뿐 아니라 직장 내 회사 동료와 선후배에게도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채용을 통해 영업점에 활기를 불어넣고 국민은행의 미래를 잘 이끌어갈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채용팀장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신입사원 100명을 뽑은 국민은행은 하반기에도 300명을 뽑고 지난달 30일 합격자를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공채에는 2만여명이 지원해 평균 6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 채용에는 지방인재 30%, 정보기술(IT) 인력 10%, 전문인력 10%가 포함됐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부터 지방 지원자를 위해 1·2차 면접 때 ‘찾아가는 면접’을 도입했다. 본사 인사팀이 충청 호남 영남권을 돌면서 지역본부장들과 함께 면접하는 방식이다. 오 팀장은 “지방 지원자가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며 “우수한 지방인재들을 사전 포섭하기 위한 전략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의 합숙·종일면접과 달리 ‘반나절 면접’을 하고 있다. “다양한 면접방법을 과거에 도입했지만 지금의 면접방식이 최적이라는 결론에 달해 ‘반나절 면접’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오 팀장은 “면접은 대화”라며 “자신의 모습이 아닌 보여주기식의 암기한 것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아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남성 지원자 가운데 면접관이 못 알아볼 정도로 화장을 진하게 한 친구가 있었다며 외적인 것에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뺏기지 말 것도 당부했다. 입사지원서상 사진과 관련해선 셀카 사진이라든지,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 등 성의 없는 사진이 아니라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번 채용에서 뽑힌 신입사원의 특징에 대해 묻자 오 팀장은 “특별한 특징이 있다는 것은 오히려 스펙만을 보고 뽑았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며 “다양한 인재를 채용했기 때문에 다양성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종면접에서 영업, 자산운용(WM), 글로벌, IT사업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면접관으로 위촉해 다양한 인재를 뽑으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신입사원들은 오는 21일부터 8주 동안 신입사원 연수를 받는다. 국민은행 신입사원 입소는 우리은행(11월16일), 기업은행(12월1일), 농협은행(12월10일), KEB하나은행(12월14일)에 비해 가장 늦다.

오 팀장은 “입사자의 상당수가 대학생이고 기말고사 등 학사일정이 있기에 날짜를 늦게 잡았다”며 “우리가 뽑은 입사자들은 중복 합격했어도 꼭 국민은행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입사원들은 내년 2월 발령을 받은 뒤 2~3년간 영업점에서 근무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