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짧게 잡고 퍼팅하듯 강약 조절해 공 굴려야
그린 에지와 러프 사이서 사용
페이스 면적 넓어 저항 덜 받아
[ 이관우 기자 ]
히어로월드챌린지 챔프 버바 왓슨을 특별하게 하는 건 그의 장타뿐만이 아니다. 그는 그린 공략에 실패했을 때의 섬세한 리커버리샷으로도 유명하다. 왓슨의 그린 주변 리커버리율은 67.82%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7위에 올라 있다.
페어웨이 우드는 그의 ‘리커버리 무기’ 중 하나다. 지난해 5월 PGA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선 우드를 퍼터처럼 사용했다. 18번홀에서 세 번째 샷이 그린 에지와 그린 러프 사이에 놓이자(사진) 그는 퍼터 대신 페어웨이 우드를 꺼내들어 살짝 찍어치듯 퍼팅했다. 왓슨은 “그린 러프가 길어 퍼터를 썼을 때 잔디에 퍼터 페이스가 걸리기 때문에 정확히 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우드는 로프트 각이 14~17도 정도 되는 데다 페이스 면적이 넓어 잔디 저항을 덜 받으면서 공을 낮고 길게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는 데 효과적이다.
그가 처음 제패한 히어로월드챌린지 대회에서는 우드를 웨지처럼 그린 공략 어프로치에 활용하기도 했다. 15번홀에서 공이 그린을 넘어 경사진 언덕으로 올라가자 그는 웨지를 쓰지 않고 우드로 공을 때려 그린에 올렸다. 공은 그린 러프를 살짝 튕기며 그린 위로 올라갔다. 우드로 때리면 공이 살짝 떠서 굴러간다는 점을 응용해 그린 러프의 저항을 피한 것이다. 웨지나 아이언을 사용하면 그린 에지 가까이에 있는 홀컵 근처에 공을 정확히 떨어뜨리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했다. 우드 어프로치는 아이언처럼 뒤땅이나 토핑이 잘 나지 않는다.
그린 주변에서 우드를 사용할 때 가장 주의할 것은 강약 조절이다. 샤프트가 퍼터나 아이언보다 길고 유연하기 때문에 살짝만 쳐도 큰 힘이 전달돼 공이 멀리 달아나기 때문이다. 장활영 프로는 “퍼팅하듯 평소보다 짧게 잡고 끊어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목표물과 공 사이에 긴 잔디, 둔덕 등 장애물이 있거나 표면이 움푹 들어가 공이 잘 굴러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될 때 시도해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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