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콸콸' 터진 정유주, 내년에도 '활활'

입력 2015-12-06 18:21
수정 2015-12-06 19:36
4년 만에 최대실적

SK이노베이션 등 '빅4', 올 영업이익 합계 5조원대
유가 하락에 정제마진 상승
연말 고배당 기대도 매력


[ 김익환 기자 ]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 등 정유주들이 올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와 배당주로서 매력이 맞물리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 크다. 내년에도 정유주의 실적 전망은 밝지만 투자 변수가 많은 만큼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는 게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 50%대 상승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체 네 곳의 올해 영업이익 합계는 5조203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의 적자(영업손실 7511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것은 물론 2011년(영업이익 7조2010억원) 이후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올 들어 정제마진(원유 수입 가격과 석유제품 판매 가격의 차이)이 늘어난 것이 정유사 실적 개선의 원동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싱가포르에서 현물 거래된 두바이유의 9?말 가격은 배럴당 44.31달러였지만 지난 4일에는 39.11달러까지 하락했다”며 “반면 겨울철 난방유 수요가 늘면서 정제마진은 지난 3분기 평균 배럴당 7달러에서 11월 평균 10.7달러로 늘어나 정유사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적이 뛰면서 정유사 주가도 급등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각각 52.17%, 53.71% 상승했다. GS칼텍스(비상장)를 손자회사로 둔 GS는 24.37% 올랐다. 주가를 밀어 올린 주체는 정유업체의 실적 개선에 주목한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SK이노베이션을 5713억원어치 사들여 순매수 상위 6위(유가증권시장 기준)에 올려놨다. 에쓰오일(3485억원)은 14위에 올랐다.

정유사들이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로 연말배당을 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실적 호전에 힘입어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7일 SK종합화학으로부터 3200억원의 중간배당을 받아 ‘실탄’을 마련했다. 지난해 배당하지 않은 GS칼텍스가 지난 9월 1503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한 점을 고려하면 GS도 지난해보다 배당금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석유제품 수요 증가 추세 이어질 듯”

전문가들은 정유주의 중기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저유가로 석유제품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중동 정유업체들의 석유제품 공급 증가 추세는 둔화하고 있다”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올해 평균 배럴당 6.3달러에서 내년 7달러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정유업체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제마진 확대 외에 재무 개선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해 페루 천연가스 수송법인 TgP의 지분 등을 팔아 차입금을 3조원가량 줄였다.

이 덕분에 부채비율이 작년 말 119%에서 지난 9월 말 88%로 낮아졌다. 반면 에쓰오일은 내년부터 2018년까지 고도화설비 건설에 4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어서 배당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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