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걸친 현대화 사업…"낡고 혼잡한 가락시장은 잊으세요"

입력 2015-12-04 07:00
Cover Story -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1단계 완료…내년 2단계 착수

단위 면적당 거래량 세계 최대…저장·편의시설 부족 등 시달려
'가락몰' 완공으로 도·소매 분리…도매시스템 선진화·물류 효율화


[ 강경민/홍선표 기자 ]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가락시장의 선진 도매시스템 도입 및 물류 효율화를 위해 총 3단계에 걸친 시설 현대화 사업을 2009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현 가락시장이 있는 53만1830㎡ 부지가 대상이다. 총 사업비는 6770억원이다. 국비 30%, 시비 30%에 공사 측이 40%를 부담했다.

현대화 사업은 지어진 지 30년이 된 가락시장의 시설 노후화와 필수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복잡하고 혼잡한 물류구조 등 현행 가락시장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총 면적 54만3451㎡인 가락시장의 연간 거래량은 250여만t에 이른다. 비슷한 면적의 일본 도쿄 오타시장의 연간 거래량이 80만t인 것과 비교된다. 가락시장보다 부지 면적이 세 배가량 큰 이탈리아 로마와 스페인 마드리드 도매시장 거래량도 각각 80만t과 160만t에 불과하다.

가락시장의 단위면적당 농수산물 거래량은 세계 최대로, 세계 도매시장 중 밀도가 가장 높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하루 적정 처리 물량은 4680t이지만 실제 거래되는 물량은 두 배에 육박하는 8200t에 이른다. 이렇다 보니 저장 등 물류시설이 절대 부족하고, 도로 및 주차시설 등 인프라가 열악할 수밖에 없다. 차량 진입부터 하차를 거쳐 경매, 시장 외 반출에 이르는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 공사 측 설명이다.

현대화 사업 1단계의 핵심은 가락몰이다. 총 21만957㎡ 부지를 대상으로 2011년 6월 착공돼 44개월 만인 지난 2월 공사가 마무리됐다. 사업비는 2806억원이 들어갔다. 가락몰을 조성한 가장 큰 이유는 도매권역과 소매권역을 분리하기 위한 것이다. 가락시장이 조성되기 전인 1980년대 초까지 하매인, 앞자리상, 리어카상 등 소매상인 3885명은 용산시장 등에서 영업을 했다. 당시 정부는 1985년 가락시장이 문을 열면서 이들을 전원 가락시장에 입주시켰다. 이들의 입주로 가락시장 내 입지가 협소해지면서 정부와 공사 측은 지속적으로 상인 수를 줄이려 했지만 여전히 1000명 이상의 소매 상인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도매와 소매시장이 혼재한 전 세계에서 유일한 농수산물 시장이 탄생한 것이다.

공사 측은 가락몰로 직판 상인들이 이전하면 시장 혼잡도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소매 분리로 허가상인과 임대상인 간의 영업권 보호도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매권역은 대규모 물류 중심의 도매시장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되, 소매권역은 소규모 물류 중심의 영업권을 보장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공사의 설명이다. 소매권역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먹거리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도심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직판시장 이전으로 비게 되는 현 직판 매장은 내년부터 추진되는 2단계 현대화 사업의 부지로 활용된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2·3단계 현대화 사업의 순환재건축 순서 조정을 통해 사업기간을 당초 11년4개월에서 9년4개월까지 단축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과일동 등 기존 시설물을 재활용해 전체 사업비에서 최대 813억원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강경민/홍선표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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