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100%' 상회 HMC투자증권 전망 강등
한기평 "보증부담 안 줄이면 등급하향 가능"
"위험성향으로 간주…평가방법론 개정해 반영 계획"
이 기사는 11월26일(11: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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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보증이나 대출확약 등 채무보증(우발채무)이 많은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용평가사가 보증 영업에 적극적인 증권사를 ‘위험인수 성향이 높은 회사’로 간주해 등급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5곳은 지난 6월 말 기준 채무보증 총액이 자기자본 규모를 웃돌고 있다.
수익성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확약(또는 대출채권 매입 확약)’ 등 관련 영업을 강화한 결과다. 미분양 물량이 생길 경우 이를 담보로 증권사가 대출을 해주기로 약속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증권사들은 그 대가로 많게는 보증금액의 1% 넘는 금액을 챙기고 있다.
채무보증 영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채무보증 잔액이 지난 6월 말 현재 자기자본(1조1900억원)의 362%에 이른다.
교보증권(6400억원)은 235%, 하이투자증권(5800억원)은 182%, HMC투자증권(7000억원)은 168%, IBK투자증권(400억원)은 138%의 채무를 보증하고 있다.
지난 24일 한국기업평가는 이 가운데 HMC투자증권의 신용등급(A+)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증권사들의 이같은 영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HMC투자증권에 대해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이 100%를 상회하는 수준이 지속되고 우발채무의 질적 수준이 유의미한 개선을 나타내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 자체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부담을 평가하는 구체적인 기준도 제시했다.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하고 △신용등급이 없는 거래상대방 비중이 높거나 △특정 상대방 관련 비중이 자기자본의 10%를 초과하는 경우 위험한 것으로 평가하겠다는 내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앞으로 증권업 평가 방법론 개정하고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마다 관련 평가지표와 위험성향, 담보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한국기업평가에 강한 불만을 전달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업성이 뛰어난 사업장을 엄선하고 있는 데다가 아파트값 대비 대출금(LTV) 비율을 40% 정도로 낮게 잡고 있다“며 ”이 정도면 국가 경제가 파탄나야 원금 회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수준인데 시장과 신용평가사의 우려가 지나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영업 확대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관련 우려를 인지하고 증권사들에 대한 점검을 진행했으나 위험이 심각한 상황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하수정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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