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과한 내년 예산, 정부안과 비교해보니…
달 탐사 R&D 예산 100억→200억원으로
'한국형 블프' 기반 조성 10억→40억 책정
'대통령 관심사업' 나라사랑 예산 20억 삭감
[ 조진형 기자 ]
국회에서 2일 자정을 넘겨 통과된 ‘2016년 예산안’은 386조4000억원으로 정부가 제출한 안에 비해 3000억원 삭감됐다. 구체적으로 당초 정부안의 총지출 가운데 3조8281억원이 감액됐고, 3조5219억원은 증액됐다. 내년 예산안 증가율은 정부안(3.0%)보다 0.1%포인트 낮아진 2.9%로 확정됐다.
여야는 본회의에 앞선 예산 협의 과정에서 사회간접자본(SOC) 등 지역구 예산을 5000억원 이상 끼워넣었다. 철도 도로 등 SOC 예산만 4000억원 증액됐다. 이 밖에 가뭄 대비용 댐 도수로 건설 등에도 1000억원 예산이 추가로 책정됐다. 당초 없었던 평창문화올림픽 지원 예산은 70억원이 생겼다. 누리과정 예산을 우회 지원하는 3000억원 예비비 편성과 함께 서울시 노후 하수도 정비를 위한 경비 지원 목적으로 500억원의 예비비도 추가됐다.
이 같은 ‘지역구 챙기기’ 예산은 예년에 비해 크게 불어났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지역구 챙기기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여당 지역구인 대구·경북(TK)지역에 SOC 예산이 무더기로 편성된 데다 야당도 막판 호남·충청권 SOC 예산을 대거 끼워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정부안에 TK지역 SOC 예산이 편중됐다고 주장하며 호남·충청 SOC 예산을 1200억원 증액했다”고 말했다.
복지 예산도 5000억원 증액됐다. 특히 영유아 보육료 예산을 전년보다 6% 증액한 1442억원으로 늘렸다. 보육료 인상률 6%는 올해(3%)의 두 배 수준이다. 보육교사 처우도 대폭 개선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보육교사 근무수당은 월 17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인상됐다.
사회적 약자 지원 예산은 광범위하게 늘었다. 경로당 지원 예산은 국고 301억원과 함께 행정자치부의 특별교부금에서 같은 금액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아이돌봄지원사업은 시간당 단가를 6100원에서 65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발달장애인 지원센터 지원에 들어가는 예산도 40억원 증액했다. 독립 유공자 지원금은 638억원 더 책정했다. 6·25 및 월남전 참전자의 참전·무공수당이 각각 2만원 인상된다. 저소득층 기저귀·분유 지원도 정부안에서 100억원 증액한 200억원으로 책정했다.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예산도 다소 늘었다. 내년 이색예산으로 분류된 달 탐사 연구개발(R&D) 예산은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증액했다. 무인이동체 핵심기술 개발 예산도 6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확대했다.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 기반 조성 예산이 10억원에서 40억원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밭 고정 직불금이 1060억원에서 1431억원으로 늘어났다.
대신 일반·지방행정과 국방 예산은 각각 1조3584억원과 1543억원 삭감됐다. ‘대통령 관심사업’으로 불리던 나라사랑 정신 계승·발전 예산은 10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줄었다. 경인아라뱃길사업 지원 예산은 800억원에서 670억원으로 감소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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