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위법 소지"

입력 2015-11-30 13:59

[ 최유리 기자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둘러싸고 경쟁사인 LG유플러스가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인수·합병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위법 가능성이 있다는 게 LG유플러스의 주장이다.

30일 LG유플러스는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경쟁적 M&A를 통한 거대 통신사업자의 방송통신 시장독점화를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LG유플러스의 법률 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은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의 주식인수 인가와 합병 인가를 동시에 신청할 경우 행정 절차적 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기간통신사업자가 인수 및 합병 인가를 동시에 신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제18조 제9항과 '기간통신사업의 양수·합병 인가 등의 심의기준 및 절차'(미래부 고시 제2015-31호, 이하 '양수합병 고시') 제21조 제2항 및 제15조에 따르면 최대주주가 되려는 기간통신 사업자는 최대주주 변경인가 전에 주식의 양도양수 계약에 따른 후속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

방송법 및 시행령 제 15조3에서도 최다액출자자 변경에 대한 미래부의 승인이 없는 상태에서 방송사업자의 경영에 관한 의결권이나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있다.

이는 최대주주가 되려는 사업자가 미인가 주식인수를 근거로 피인수 사업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SK텔레콤의 경우 공시를 통해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인가를 주식인수에 따른 후속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미래부의 주식인수 인가 전까지 합병인가를 신청할 수 없다는 얘기다.

태평양은 SK텔레콤이 미인가 주식인수를 근거로 합병을 추진하면 전기통신사업법과 방송법을 위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CJ헬로비전의 경영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LG유플러스 측은 "SK텔레콤이 인수·합병을 동시에 추진해 시장독점에 대한 논란을 최소화하고 촉박한 검토 기간을 빌미로 수월하게 인가를 받아내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CJ헬로비전의 주식인수 자체에 대한 논란도 문제로 꼽았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통합방송법이 시행될 경우 SK브로드밴드 주식을 100% 소유한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지분의 33% 이상을 소유하지 못하게 된다. 위성방송사업자에 적용되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지분 소유 제한을 IPTV사업자도 동일하게 적용받기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은 합병 전 공개 매수를 통해 CJ헬로비전의 지분 38.6%4를 확보한 상태다. 소유제한 규정 위반을 피하려면 33%를 초과하는 CJ헬로비전 주식을 강제로 매각해야 한다. SK텔레콤이 콜·풋옵션을 행사하면 CJ헬로비전 주식 62.5%를 확보하게 돼 초과 지분 매각량은 약 30%까지 늘어나게 된다.

박지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통합방송법이 현행 기준대로 입법되면 SK텔레콤은 33%가 넘는 CJ헬로비전의 주식을 부분 매각해야 한다"며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 인수에 제한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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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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