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박 연대' 내홍 격화되는 새정치연합

입력 2015-11-27 18:43
초·재선 의원 48명, 지지 성명
호남 17명은 "문제 많다" 반대
문희상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 은정진 기자 ]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잠시 멈췄던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지난 18일 제안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여 의사를 밝힌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는 김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해 23일로 예정됐던 입장 표명을 29일로 연기했다.

그 사이 당 내부에선 ‘문·안·박 연대’에 대한 지지와 반대로 뚜렷이 갈리고 있다. 지난 19일 새정치연합 중진의원 18명이 발표한 문·안·박 연대 지지 성명에 이어 27일엔 초·재선 의원 48명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문·안·박 체제를 통해 단결하고 개혁해 전진하자”며 찬성을 나타냈다. 이들 초·재선의원은 “안 전 대표의 문·안·박 연대 참여가 혁신안 실현의 길이자 당의 단합으로 가는 길”이라며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이와 별개로 새정치연합 원외 시·도당 및 지역위원장 80명도 이날 문·안·박 연대에 대한 지지?안 전 대표의 결단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새정치연합 호남 출신 의원 17명은 같은 날 회동 발표문을 통해 “문·안·박 연대를 통한 통합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 절차에 있어 지도부와의 협의가 없었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지도체제로서 미흡해 보완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문·안·박 연대에 대해 ‘또 다른 지분 나누기, 권력 나누기’라고 반대하며 지난 20일부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해 온 오영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오 최고위원은 “혁신과정에서 분열적 행태를 벗어나지 못한 당내 통합작업 등 당원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깊이 반성하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내분에 비주류 중진의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서로 선장을 하려고 죽기 살기로 싸우고 호시탐탐 뛰어내리려는 사람도 있어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이 살아야 문도 있고 박도 있고 안도 있다”며 “참담한 현실에서 싸워야 할 상대가 누구인지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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