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도서관
[ 박상익 기자 ]
경기 군포시와 안양시 경계에 있는 수리산도립공원은 산세가 빼어나고 숲길이 잘 꾸며져 있다. 등산과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이 많이 찾는다. 삼림욕장으로 올라가는 수리산 동쪽 자락으로 접어들면 지하 1층~지상 4층짜리 건물이 보인다. 2008년 문을 연 군포시 중앙도서관이다. 도서관으로 들어가면 삼각형 구조 건물 사이로 빛이 쏟아져 내린다. 주변 자연 환경과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
중앙도서관은 인문학 자료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지역 작가들을 위한 창작 공간을 지원하는 등 경기 남부권의 대표적인 인문학 도서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3년 2월 군포시 작가들이 마음 편하게 집필 활동을 하도록 ‘작가 문예창작실’을 조성했다. 9㎡ 넓이의 작은 창작실 8개로 이뤄져 있다. 넓지는 않아도 최장 5개월 동안 조용하게 창작에 몰두할 수 있어 작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설가 성석제, 해이수 등 작가 56명이 문예창작실 공간을 지원받았다.
작가 창작실에 입주한 작가들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재능기부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도서관이 운영하는 ‘사람책도서관 프로그램’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문학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건학 중앙도서관 정보봉사팀장은 “작가들이 집필 중에 이런저런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번거로울 법도 하지만 오히려 문화 프로그램을 더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며 “최근 설문조사 결과 이용자의 90% 이상이 작가들과 함께한 문화 프로그램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문학 프로그램 참여도 활발하다. 중앙도서관 역사와 함께하고 있는 수리샘 문학회는 지역 작가와 문학에 관심 있는 주민 60여명이 활동하는 문예 동아리다. 지도 강사를 초청해 학기별로 시와 소설, 수필을 배우며 1년에 한 번 문예지 《수리문학》을 펴내고 있다. 군포시 문인협회 사무실도 중앙도서관에 있다.
도서관 2층으로 올라가면 인문학 자료실이 이용자들을 맞는다. 종합자료실만한 528.8㎡의 공간에 문학·철학 도서 5만5000여권이 구비돼 있다. 자료실 한쪽 벽에는 도서관이 선정한 ‘이달의 추천 인문도서’ ‘동·서양 고전 둘러보기’ 코너를 꾸며 인문학에 관심 있는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추천한다. ‘지역작가도서 전시’ 코너에는 군포에서 살았던 소설가, 시인, 문학평론가의 책을 모아 놓았다. 군포시 수리동에 살았던 고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의 기증 코너도 눈길을 끈다. 고인의 유족이 기증한 700여권 중 일부를 전시하고 있다.
조영환 군포시 중앙도서관장은 “도서관의 운영 목적인 지식 생태계 확장을 위해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도서관을 살아 숨쉬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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