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치고 나가는 중국·일본] 상업위성 발사 시장 뛰어든 일본…캐나다 위성 쏘아 올려

입력 2015-11-24 18:35
달 탐사위성 발사 이어 위성 로켓 상용화 '성큼'
러·EU 주도 시장에 참여…2017년 UAE위성 쏠 계획


[ 도쿄=서정환 기자 ] 24일 오후 3시50분 일본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우주센터. 일본이 자랑하는 개량형 로켓 ‘H2A’가 섬광을 내뿜으며 하늘 위로 힘차게 날아올랐다.(사진) 일본산 로켓이 세계 상업위성 발사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일본은 1970년 위성 발사체 ‘람다 4S’를 통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2007년엔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초로 달 탐사위성 ‘셀레네’를 달 궤도에 안착시켰다. 하지만 위성 발사 로켓 상용화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처음으로 순수 일본산으로 개발한 ‘H2’ 로켓이 1998년과 1999년 두 번 연속 발사에 실패했다. 이로 인해 차기 로켓인 ‘H2A’로 미국 위성을 쏘아 올리기로 한 계약도 수포로 돌아갔다.

2001년 ‘H2A’가 시험 발사에 성공한 뒤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번을 포함해 29번 중 한 번만 실패할 정도로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한국이 쏘아 올린 ‘아리랑3호’ 위성도 ‘H2A’의 힘을 빌렸다. 이날은 민간업체 위성으론 처음으로 캐나다 통신회사 텔레샛의 방송통신 위성을 탑재하고 발사됐다. 2017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상업위성 발사 시장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 위성 발사 시장은 러시아와 유럽연합(EU)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우주선 개발업체인 ‘스페이스X’도 7000만달러 정도의 낮은 가격을 무기로 수주를 늘리고 있다. 일본 ‘H2A’는 높은 발사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20~30% 비싼 것이 단점이다. 일본은 2020년을 목표로 신형 로켓인 ‘H3’를 개발해 발사비용을 현재 절반 수준인 약 50억엔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올초 앞으로 10년간 우주 정책을 담은 ‘우주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우주산업 육성과 함께 안보 분야에서 인공위성 장비 등의 이용을 촉진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주 관련 기기 산업의 매출 규모를 앞으로 10년간 총 5조엔(약 47조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현재 연간 3000억엔 수준인 매출 규모를 70%가량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민관이 협력해 아시아와 중동 등 신흥국의 해외 로켓 수요를 발굴해 수출 주도형 성장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