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자율주행차·드론 상용화에 시동이 걸렸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와 공동으로 지난 22일 자율주행차와 드론을 실외에서 시연하는 행사를 열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서울대, KAIST, 한양대 등 7개 대학연구팀이 개발한 자율주행차 8대가 서울 영동대로 북단부터 삼성동 코엑스 간 3㎞ 구간에서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고, 서울서 400㎞ 떨어진 마라도 드론 시연 역시 성공적으로 끝났다. 자율주행차·드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바깥으로 나와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자율주행차와 드론은 각국이 경쟁적으로 미래산업으로 키우는 분야다. 한국에서도 19대 미래 성장동력에 포함돼 있다. 더구나 이들은 IT와 제조기술은 물론 자동차, 반도체·소재 등과 관련돼 있어 노력에 따라서는 우리가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문제는 기술만 갖고는 글로벌 상용화 경쟁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어떤 신기술도 법률적·제도적 장벽이 해소되지 않으면 연구실 안에 갇힐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부러운 곳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다. 미국은 걸림돌이 될 만한 법과 제도를 그 어느 나라보다 빨리 정비하고 있다. 구글이 2017년까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장담하는 이유가 있다. 규제개혁이 더딘 일본도 우리와 비교하면 확연히 다르다. 자율주행차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과 차량법 등을 손질한다는 방침이고, 드론을 이용한 택배서비스도 3년 안에 상용화할 수 있도록 항공법 운용규정과 전파법 등을 고치고 있다.
이에 비하면 한국은 너무 느리다. 자율주행차·드론의 상용화 과정에서 부딪힐 각종 제도적 애로사항과 규제는 여전히 미해결 상태다. 여기저기서 신기술 테스트존을 만들자느니, 패스트트랙을 도입하자느니 말만 무성하다. 미래부가 부처 간 협력을 통해 개선하겠다고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시동이 늦게 걸린 만큼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려면 상용화 속도를 높이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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