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KEB하나·국민 순
1~3분기 CIR 평균 59.1%…글로벌 100대 은행과 큰 차
금감원, 공시의무화 추진
[ 김은정 기자 ] 국민·KEB하나·신한·우리·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이 지출하는 인건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가 영업이익 대비 6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에선 70%에 달하기도 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판매관리비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인건비 지출이 계속 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은행의 경영 효율성 향상을 유도하기 위해 총영업이익경비율(CIR·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 비율)을 은행경영공시 항목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KEB하나·신한·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올 1~3분기 누적 기준 CIR은 59.1%로 집계됐다. 인건비, 점포 임차료, 물건비 등 판매관리비가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로 발생하는 이자이익과 수수료를 포함한 비이자이익 등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과 비교할 때 60% 가까이 된다는 얘기다.
CIR은 은행의 경영 효율성과 생산성을 알아보는 데 활용되는 지표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경영 효율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100대 은행의 CIR은 54.4%(2013년 기준)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CIR이 68%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국민은행의 CIR이 높은 데는 인건비 영향이 컸다. 국민은행 판매관리비(2조9257억원)의 73%를 인건비가 차지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일시적인 희망퇴직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이 비용을 제외하면 CIR은 60%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에 이어 CIR이 높은 곳은 KEB하나은행(61.2%), 농협은행(60.2%), 우리은행(54.7%), 신한은행(51.4%) 순이었다. 신한은행의 판매관리비 중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시중은행 중 가장 낮았다. 신한은행의 한 부행장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중간 간부 비중이 적은 인력 구조가 CIR을 낮추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작년까지 6년간 국내 은행의 인건비는 최대 50%까지 상승했다.
은행권에서 연말 대규모 인력 감축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글로벌 은행보다 높은 CIR과 무관하지 않다. 은행들이 CIR을 낮추기 위해서는 영업이익을 많이 올려야 하지만 저금리·저성장 기조에서 쉽지 않은 데다 수익 구조 개편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국 SC은행은 전체 직원의 20%에 달하는 1000명 이상을 감축할 계획이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인 은행들도 희망퇴직 시행을 고려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은 CIR을 은행경영공시 항목에 포함시켜 자율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경영진도 앞으로는 외형보다 수익성 위주로 경영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며 “인력 감축이라는 단기적인 처방 외에 은행원 개인 평가와 성과주의 도입 등으로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영업이익경비율(CIR)
cost income ratio. 금융회사가 영업이익 대비 어느 정도를 인건비, 전산비 등의 판매관리비로 지출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판매관리비의 60~70%는 인건비여서 경영 효율성이 높으면 총영업이익경비율은 낮게 나타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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