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 해상운임 3주새 70% 폭락

입력 2015-11-22 19:03
글로벌 물동량 급감에 해운시장 붕괴 조짐

지난주만 27.9% 떨어져 295弗…해운사 "25년 통틀어 최악 상황"
머스크, 4000명 감원·발주 취소…모회사 3분기 순익 48% 급감
벌크선운임지수도 역대 최저…중국 경기 추가 악화땐 세계 '타격'


[ 뉴욕=이심기 기자 ] 원자재 등 글로벌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해운시장이 붕괴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조짐과 달리 글로벌 경기 부진은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다.


지난주 아시아~북유럽 구간 해상운임이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전주 대비 27.9% 폭락한 295달러까지 떨어졌다. 외신은 세계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이 구간 운임이 최근 3주간 70% 폭락했다며 더구나 연말 화물 성수기를 앞두고 해운시장이 붕괴 수준에 직면한 것은 글로벌 수요 부진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지난주 아시아~지중해 구간 해상운임도 22.5% 급락했으며, 아시아와 미국 서부 및 동부해안을 오가는 해상운임도 각각 8.6%와 8.0% 하락했다.

이처럼 해상운임이 원가를 훨씬 밑돌면서 해운사도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는 최근 4000명을 감원하고 새로운 선박 발주를 취소하는 한편 이미 건조 像?화물선 인도는 연기를 요청하기로 하는 내용의 자구안을 발표했다. 모회사인 AP몰러머스크의 3분기 순익도 절반 가까운 48% 급감했다.

해운경기가 붕괴 직전에 몰린 것은 중국의 경기둔화로 원자재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원자재지수는 지난 20일 81.42를 기록해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저점이었던 2009년 2월의 105.99보다 훨씬 낮다.

원유와 더불어 원자재시장의 가격지표 역할을 하는 구리는 19일 미국 상품거래소 시장에서 파운드당 2.05달러까지 떨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월 당시 세운 최저가를 경신했다.

원자재 경기를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도 연일 역대 최저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BDI가 전날 504에서 498로 1984년 지수 측정 이후 처음으로 500 밑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BDI는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자재를 실어나르는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지수로 세계 주요 항로와 화물운임을 종합해 산정된다. 원자재 교역량의 바로미터이자 글로벌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핵심지표인 BDI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5월 11,800까지 치솟았다.

BDI는 지난 2월20일 513까지 떨어졌다가 8월에는 1201까지 회복했으나 중국의 경기둔화 조짐과 함께 약세로 돌아선 뒤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스의 한 해운사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해운업계에 몸담은 최근 25년을 통틀어 최악의 상황”이라며 현재 해운경기를 ‘대학살’에 비유했다.

WSJ는 옥스퍼드대연구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 “중국 경기가 추가로 악화되면 브라질과 러시아 등 坪愍?생산국을 포함해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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