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장관·수석하며 은덕 입었는데 대통령 팔아 '뱃지' 달려고하나"

입력 2015-11-20 18:37
수정 2015-11-21 12:56
새누리 '서초갑 공천대결' 원박 이혜훈-친박 조윤선
인터뷰 - 이혜훈 전 최고위원

"초선 당선 땐 4년 내내 지역 현안 파악하다 끝나
단일화 협상 전혀 생각없다"


[ 박종필 기자 ] “서초지역은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초선이 왔다가는 4년 내내 지역구 현안만 파악하다 끝내는 사례가 많다.”

서울 서초갑 지역에 내년 총선 출사표를 던진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사진)은 20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역구 골목 구석구석을 알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 재선 경력으로 힘을 갖고 지역구 현안을 풀 사람이 누군지 주민들은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력 경쟁자로 꼽히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평가와 관련, “상대후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적절지 않다”면서도 “지역구 현안을 꿰뚫고 있는 자신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조 전 정무수석과의 사전 단일화 협상 가능성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며 “구민의 선택을 정정당당하게 받는 게 경선의 아름다운 취지고 공정한 경선이야말로 본선승리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그는 청와대 출신이나 고위직 관료 등 이른바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여당 텃밭에 출마하는 것에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 정부에서 장관, 수석을 했으면 대통령에게 어마어마한 은덕을 입은 것”이라며 “이 사람들이 대통령 팔아서 ‘뱃지’ 한번 더 달겠다고 하는 건 정권에 타격을 입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원은 유권자의 손으로 뽑는 선출직이지 대통령이 내려찍는 임명직이 아니다”며 “이것만은 이번 선거에서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경선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론조사와 당원투표 혼합방식이면 ‘오케이’”라고 말했다.

지역구 현안과 관련해선 “지난해 부동산 3법(분양가 상한제 탄력 허용, 재건축조합원에게 최대 3가구까지 주택 소유 허용,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이 통과됐다”며 “서초구민의 최대 관심사항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유예기간이 3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초선이 와서 각 부처에 어떤 절차가 있는지, 시청에서 누굴 만나 해결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혜훈 전 새누리당 의원 약력

△1964년 부산 출생 △마산제일여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UCLA 경제학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제17~18대 국회의원(서울 서초갑) △새누리당 최고위원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